區-市-경찰의 늑장 행정속에 오늘도 어린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어등초 앞 횡단보도.

지역 특정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사망사고 등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이 수년간 제기돼 왔지만 최근 또다시 참사가 발생, 관계기관의 늑장행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달 광산구 우산동 어등초등학교와 우미아파트 정문 사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이 학교 2학년생이 질주하던 트럭에 치여 두 다리를 절단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곳은 지난 200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매년 크고 작은 어린이 교통사고가 빈번히 일어나 학교측은 물론 학부모, 지역 주민들이 광산구, 광주시, 경찰청 등에 신호등 및 과속방지턱 설치 등 안전대책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사고발생 이후인 지난 4일 광주경찰청은 과속방지턱 설치를 위한 30km 속도제한을 승인, 광주시에 전달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속도제한 승인에 따라 과속방지턱을 이달 안에 설치할 예정이지만 최근 아스콘 업계의 파업으로 인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호등 설치와 관련 광주경찰청은 “조만간 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설치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년여 동안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수차례 제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지난달 또 다른 사고가 발생된 후에야 부랴부랴 서두르면서 주민들로부터 “늑장 행정이 화를 불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광산구 관계자는 “신호등 설치는 지방경찰청 소관이고, 과속방지턱은 광주시와 경찰이 협의해 속도제한 승인이 나야 설치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설치를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해놓은 상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사고다발지역’ 표지판 설치, 횡단보도 도색 등 광산구의 보완은 지난 3일 이루어진 것으로, 그동안 시나 경찰에만 의존하다가 올해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책임을 모면키 위해 급히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더욱이 2년 전부터 제기돼 온 민원에 대해 “그동안 꾸준히 건의를 해왔지만 최근에 와서야 확답을 얻을 수 있었다”는 광산구의 답변과 달리 광주경찰청과 시청 관계자는 “지난달 광산구가 올린 건의를 제외하고 이전에 접수된 것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해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결국 구, 시, 경찰 등 관계기관의 무사안일한 늑장행정이 이번 참변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어등초 한 교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행정으로 인해 사고가 되풀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면서 “앞으로라도 관계기관이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서둘러 조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곳은 우미, 부영 등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하남중학교, 하남중앙초, 어등초 등 많은 학교가 밀집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