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감기가 왔다 하면 중이염이 따라 와요’, ‘중이염이 한 번 생기면 최소 몇 주에서 몇 달 가요’ 소아과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들에게 중이염은 그야 말로 단골 손님, 그것도 한 번 오면 꽤 오랜 기간 속 썩히는 불청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엄마들이 아이들 중이염 때문에 고생 고생 하면서도 ‘중이염’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몇 가지만 알고 신경 쓰셔도 중이염 때문에 고생할 확률이 훨씬 줄어들 텐데 말입니다.
중이염은 말 그대로 중이에 발생하는 염증입니다. 코나 목으로 들어간 균이 이관을 통하여 귀로 가서 염증을 일으킨 것인데, 대개 감기를 앓은 후 이차적인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합니다.
중이염이 생겼을 때의 증상을 살펴 보겠습니다. 아픈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열이 나면서 많이 보채는 것이 대부분이고, 아픈 것을 표현하는 아이들은 귀를 심하게 아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에서 고름이 밖으로 흘러 나오기도 합니다.
그럼, 치료는 어떻게 할까요? 심하지 않은 경우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중이염을 일으키는 세균의 종류에 따라 항생제의 종류가 달라지게 되는데, 보통 1주일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경과를 관찰해 가며 항생제를 바꾸기도 하지요. 여기까지는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해야 할 몫인데, 우리 아이들 중이염을 덜 걸리게 하기 위해 엄마, 아빠가 해야 할 몫이 있습니다.
첫째, 가능하면 적은 숫자의 아이들을 돌보는 어린이집을 다닐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 아무래도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이 많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중이염이 반복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둘째, 아빠가 집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흡연하시면 안 됩니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이들의 혈액 중 니코틴 양이 집에서 흡연을 하였던 경우에는 12배, 집에서는 흡연하지 않았지만 아빠가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5-6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중이염의 위험 인자입니다.
셋째, 되도록 모유수유하시는 게 좋습니다. 생후 첫 3개월간 모유 수유를 하였을 때 생후 1년 동안 중이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넷째, 공갈 젖꼭지를 생후 6개월 이후에 사용하는 것과, 밤중 수유를 오래 하는 것, 그리고 우유병을 돌 이후에까지 계속 사용하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중이염에 더 잘 걸리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과 같습니다.
다섯째, 폐구균 접종과 독감 예방 접종을 반드시 하길 권유합니다. 특히 최근 개발된 폐구균 백신은 중이염 예방 효과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부모님께서 이러한 사실을 아시고 조금만 더 노력하셔도, 우리 아이들이 중이염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줄어들 거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