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수완지구에 위치한 농협광주농산물종합유통센터는 작년 7월 문을 열고 SSM논란 불식시키며 농업인은 물론 지역 중소상인까지‘윈-윈’하는 하나로클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SM(SuperSuperMarket,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이 시장 잠식과 경영 실적에 몰두할 때 유통센터는 농업인과 중소 상인의 상생을 고민합니다. 이제라도 국내 유통시장을 바로잡고, 국부의 해외 유출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30여 년간 유통 전문가로 쌓아온 노하우와 열정을 모두 쏟아 부으며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는 김재봉 사장의 단호한 의지다.(편집자주)

●SSM과 유통센터, 근본 성격 달라 비교 불가
김재봉 농협광주농산물종합유통센터 사장의 이런 생각은 가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농업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특히 언론이나 지자체 등에서 유통센터를 자꾸 SSM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사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매우 단호하다.
김 사장은 “유통센터와 SSM은 자본의 지배구조를 비롯해 근본 성격이 다르다”며 “그렇기 때문에 SSM이 유통산업 발전법의 적용을 받는 반면 유통센터는 농산물 가격 안정법 관리대상이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유통센터는 지자체들이 지역상권 보호차원에서 도입하고 있는 SSM 강제 휴무제 적용대상이 아니다.
이런 김 사장의 얘기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SSM의 역사와 성격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에서 SSM은 IMF 구제 금융과 함께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국가의 경제위기를 극복하자고 국민들은 장롱 깊숙이 넣어뒀던 금반지까지 모았지만, SSM을 전면에 내세운 외국자본과 대기업은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뿐이었다.
이는 곧 현실이 됐으며, 무차별적인 시장 잠식으로 국내 유통시장을 손아귀에 넣었다.
그로부터 10년, 이들 SSM은 이제 재래시장은 물론 동네 골목상권까지 장악하며 자본수탈과 국부의 해외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 유통시장이 대기업과 외국자본의 놀이터로 변모한 것이다.

●농협 유통센터, 농민-소비자 지킬 수 있는 대안
이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은 바로 민족자본으로 구성된 농협뿐이며, 그 수단과 방법이 바로 유통센터다.
현실적으로 국부의 해외유출을 막고, 농업인과 소비자를 동시에 지켜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김 사장은 “농산물의 경우 SSM은 물론 지역 할인마트까지 농협을 통해 물량을 공급 받을 수밖에 없는 체계”라며 “이점을 잘 활용한다면 예전처럼 가격경쟁을 통해 손쉽게 지역 상권을 잠식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통센터는 △도매매장 △식자재매장 △소매매장 등 크게 세 가지 시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도매매장은 SSM을 비롯해 지역에 기반을 둔 대형 할인매장,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SSM들이 아무리 농산물을 미끼상품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물품 공급자인 유통센터와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김 사장은 “현재 유통센터 인근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SSM들이 모두 입점하며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며 “비록 유통센터가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이미 농산물 분야에 있어선 이들 SSM들도 모두 손을 들었다”고 평가했다.

●식자재 매장, 중소 상인 가격경쟁력 확보 도움
또한 김 사장은 “이런 성과는 모두 농업인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예전엔 SSM들이 농산물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하기 위해 납품업체나 농가에 생산비 이하의 헐값으로 매입·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유통센터에서 물량을 공급하면서부터 언제나 적정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센터 내 도매매장의 경우 산지에서 납품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농업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으며, 일반 도매시장과 비교할 때 경매수수료 등 기타 부대비용이 없기 때문에 같은 금액이라도 더 큰 이익이 돌아간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식자재 매장의 경우 중소상인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동안 요식업소, 단체급식소, 기업체, 교육기관, 복지단체, 동네슈퍼 등은 소량 다품목을 취급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SSM에 비해 가격이나 품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SSM과 경쟁에서 밀린 중소 상인들은 자신들의 상권을 대부분 빼앗겼다. 하지만 식자재매장에선 이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업체라면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농수축산물은 물론 가공식품, 주방용품 등을 도매가격에 일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중소상인들은 도매시장 등 기존 거래처와 비교할 때 10~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이는 곧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SSM처럼 재래시장이나 골목상권까지 싹쓸이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상인의 경쟁력까지 함께 키워가며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루 물품 구매 객 2000~3000여명 발길
김 사장은 “현재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 1만여 사업자가 고객으로 등록했으며, 하루 2000~3000여 명이 물품을 구매 중”이라며 “일반 소비자와 철저히 차별화된 유통정책을 통해 중소상인과 농업인이 함께 ‘Win-Win’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하나로클럽 또한 도매매장이나 식자재매장과 비슷한 맥락에서 출발한다.
김 사장은 “SSM의 경우 업체 상호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농수축산물은 물론 공산품까지 대부분 가격조정이 이뤄진 상태”라며 “이런 담합형태의 유통구조를 깨트리기 위해선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소비자는 품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좋고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One-Stop Service(일괄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소비트렌드를 반영, 생활필수품 등 공산품까지 취급하고 있다.

●경매수수료·중간상인 없이 대량판매 길 터
아울러 김 사장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직거래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대부분의 경우 계절성, 품목의 한계, 거래량부족 등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경우가 많다”며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바로 유통센터”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사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작은 음악회를 비롯해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벼룩시장 및 모금 활동, 지역축제 활성화 등을 통해 유통센터가 이제 지역문화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가격조정,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 창달 등 다원적 기능이야말로 유통센터의 참모습”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유통센터는 경매 수수료도, 중간 상인도 필요 없으며, 하나로클럽 뿐만 아니라 도매 매장, 식자재 매장 등 특화된 시장을 통해 대량판매의 길을 마련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생산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런 상승효과가 바로 유통고속도로”라고 말했다.

●고객 위한 행복바이러스
산지 직거래시스템으로 가격은 ‘DOWN’, 만족도는 ‘UP’.
유통센터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지구 내 3만7819.2㎡의 부지에 연면적 4만5359㎡ 규모의 3층 건물로, 농산물도매매장(1층·2767㎡), 식재료전문매장(1층·3117㎡), 하나로클럽(1층·6808㎡), 문화센터 및 고객편익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농산물 도매매장
호남권 물류기지 역할이야말로 도매매장의 최대 성과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지역 내에서 수집·분산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 것이다. 이를 통해 호남지역 최초로 산지농산물의 당일 공급체계를 갖췄으며, 직거래시스템을 통해 당일 판매를 실시한다.
일반 도매시장에서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던 경매를 없애고 생산자인 농업인이 직접 가격을 결정한다.
그 대신 유통경로를 최소화하고, 농장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을 가장 빠르게 소비자에게 제공하면서 그동안 유통비용으로 사라졌던 부가가치를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환원한다.
농협의 공선출하조직 등 선진 농가를 중심으로 계약 및 출하가 이뤄지며 당일 출하, 당일 소비가 목표다. SSM과 대형마트, 지역할인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이 주 고객이다.

●식재료 전문매장
유통센터에서 가장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 바로 식재료 매장이다. 이곳은 사업자등록증을 갖춘 업체를 대상으로 철저하게 회원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소비자는 접근이 불가능하며, 고객 차별화를 통해 전문매장으로 성장 중이다.
식당, 단체 급식소, 학교 급식, 유치원, 병원 등이 주 고객이다. 농수축산물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주방용품, 잡화 등 중소상인들에게 필요한 재료 일체를 도매가격에 공급한다.
국내엔 낯선 개념이지만 ‘회원제 할인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욱이 식자재 매장은 SSM과 달리 지역 중소상인들의 가격경쟁력을 키우며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최 일선이다.
특히 중소상인들이 개별적으로 물품을 구매할 때보다 10~30%이상 저렴하게 공급, 골목상권을 지켜갈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주고 있다.

●하나로클럽
'광주지역 소비자들에게 품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먹일 수 있는 기회제공’이야말로 하나로클럽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표다.
모든 농산물을 산지와 직거래시스템으로 공급, 가격은 낮추고 품질과 만족도는 높였다. 소비자 판매가는 그 어느 곳보다 낮지만 농업인에게 돌아가는 매입 가격은 늘 최고다.
여기에 다양한 생활용품을 구비해 소비자들에게 ‘One-Stop 쇼핑’을 제공한다. 하나로클럽은 고객이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온라인쇼핑(광주농산물종합유통센터www.nh-hanaro.com/gwangju,NH쇼핑, www.nhshopping.co.kr)을 통해 믿을 수 있는 농수축산물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과 상생
유통센터의 또 하나의 메리트는 지역민과 화합하며 함께 숨 쉬는데 있다.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한 밥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유통센터는 단순 상품의 판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민과의 소통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작년 7월 개장 직후 유통센터가 들어서 있는 수완지구의 가장 큰 행사인 '명품수완 제 1회 어울림 축제에 통 큰 기부를 통해 멋진 행사가 되도록 이끈 것이 수완지구 주민들에게는 아직까지도 화두를 모은다.
큰 기부가 없어 고민하던 수완축제 추진위원회에서는 더 없이 반가웠던 일……. 무대비용부터 각종 플래카드, 사은품 등을 아낌없이 지원했던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하나로클럽 분수광장에서 개최되는 ‘하나로 작은 음악회’. 수완지구에 문화의 거리를 만들어 지역민과 함께하는 명소로 자리하겠다며 시작한 작은 음악회는 작년 가을부터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마다 음악동호회들을 초청해 시작했는데 올해에 와서는 더욱 추가된 시설과 공연 수준으로 목요일과 금요일 토요일까지 매주 3일씩 음악회의 아름다운 선율을 지역에 선사하고 있다.
유통센터의 지역 사랑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무등산을 사랑하자는 슬로건을 걸고 매주 주말 오전에는 무등산을 찾아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쓰레기봉투를 나누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 개장 이후 지금까지 총 30만장의 쓰레기봉투를 등산객들에게 나눠주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부모와 함께 여행을 떠나지 않고 지역에 있는 어린이들을 초청해 물고기 잡기 행사와 솜사탕 나누기, 대나무 물총 만들기, 풍선나누기,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며 지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최고를 향해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웃는 세상을 위해 농산물 유통혁신을 책임질 호남 최대 규모의 농협광주유통센터 김재봉 사장과 임직원들은 ‘최고의 유통센터’를 만들겠다는 굳은 다짐과 함께 산지의 농민들에게 사랑받고 더불어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최고의 유통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자신 있게 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