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편집국장

추석이다.
한가위라고도 하고, 중추가절이라고도 하고 저마다 부르는 이름이 참 많다. 그래도 모든 것이 ‘민족 대명절’이라는 말로 귀결된다.
귀성, 귀향, 부모님, 고향, 가족, 소꿉친구, 성묘 등등 명절이면 의례히 떠오르는 정겨운 단어들이다.
올 추석은 태풍 등 유난히 어려움도 많았고,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으니 고향을 찾은 사람들은 하소연과 얘깃거리가 풍부할 듯하다.
경제가 어려우니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물론이요 시골 촌부에서 도시 월급쟁이에 이르기까지 명절이 명절 같지 않다는 하소연을 해댄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 추석은 날씨가 좋아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란다.
밤하늘을 밝게 비춘 보름달을 바라보며 우리는 내일의 희망을 소원하기도 한다. 지금 비록 힘들고 고될지라도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노라면 내일의 삶은 분명 보름달처럼 밝고 환할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곤 한다.
정말 그럴까. 오늘의 역경과 고난을 참고 인내하면 과연 희망찬 내일이 올까.
그래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게 희망찬 대한민국이고, 미래가 있는 나라다.
우리 국민이 희망찬 대한민국,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는 것은 위정자들이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각 대선 후보들이 민심을 잡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선거에 있어 명절은 민심을 가늠하는 잣대 역할과 동시에 지지여론 형성의 중대 포인트로 여겨진다. 전국에 흩어져 살아가던 사람들이 고향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들고 공통적 화제를 꺼내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번 추석은 당연 대선이 주된 이야기 거리가 될 수밖에 없음이다.
그만큼 대선 후보캠프마다 추석명절 선거전에 총력을 쏟을 것이다.
추석을 맞아 고향은 찾은 사람들끼리 둘러앉아 어느 후보의 자질이 출중한지, 인격이 대통령감인지 등 열띤 토론이 이어질 것이다. 어쩌면 모여 앉은 사람들이 공통분모를 통해 의기투합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각기 다른 후보지지로 결론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내일을 꿈꾸게 해줄 인물이 과연 누구인지 진지하고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올바른 리더를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뽑아놓고 후회하지 말고 뽑기 전에 신중해야 한다.
올바른 선택을 해야만 웃으며 다음 설 명절, 또 내년 추석을 맞이할 수 있다. 그리고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미시적 관점이 아니라 거시적 안목에서 선택해야 한다.
연말 대선은 대통령을 뽑는 것이지 지방의원을 뽑는 것이 아니다. 눈앞에 던져주는 떡고물에 현혹돼 큰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래놓고 나중에 측근만 챙기고 지들만 배 두들긴다며 비난 할 자격이 없다. 후보들의 평소 행보, 가치관, 도덕성, 능력 등 철저한 자질검증이 필요하다.
국민들 역시 유권자로서 명확한 선택의 기준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결정하지 말고 나라를 위해 결정해야 한다. 그 것이 결국은 나를 위한 길이다.
이번 추석 명절, 사랑방에 둘러앉아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한 진지한 토론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