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술·담배 구입과 유흥업소에 출입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로 인해 주점 등의 술·담배 판매 업소들이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등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의 체구가 어른 보다 더 어른스럽고 여기에 신분증 위조 수법도 날이 갈수록 발달해 손쉽게 위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걱정을 해결할 수 있는 ‘청소년 출입통제 시스템’이 개발돼 화제다. 이 시스템으로 어떻게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철저하게 통제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A(72)씨는 “요즘 청소년인지 어른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우며 누가 담배 한 갑 팔면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지도 않거니와 또 요구하면 불쾌한 기색을 띠면서 그냥 나가버리는데 그렇게 하기는 힘들제 잉” 라며 씁쓸한 입맛만 다셨다.
억울한 구멍가게 주인의 입장과 달리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한 행위는 당연히 현행법을 어긴 위법한 행위다.
지난 1일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A 씨는 딸의 방을 청소하다가 담배를 발견했다. 이에 딸에게 담배구입처가 어디였는지 물었고 구입처를 확인 후 광산경찰서에 업주를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선 광산경찰서는 광산구 한 동네 구멍가게에서 70대의 한 노인이 담배를 팔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정확한 정황을 조사 중이다.
광산경찰서 청소년계 담당 경찰관은 “주인인 노인도 담배를 판매했다고 시인했다”며 “정확한 조사가 끝나면 행정처분과 과징금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들이 담배나 술을 구입하는 업소들은 대개 업주 혼자 바쁘게 일을 하고 있거나 임시로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의 실수로 단속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무엇보다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할 대상은 성인인 어른들이므로 업주들은 신분증 확인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산저널신문 2012년 1월 15일자 보도>

▲정밀한 스캔으로 위조여부 판단
청소년의 신분증 위조를 식별할 수 있는 ‘전자적 본인 확인 장치’가 개발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청소년의 술과 담배 구입 그리고 유흥업소 출입에 따른 업소의 불편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9년 11월 충북 청주의 (주)본시스는 이러한 신분증 위조에 대비하기 위해 ‘전자적 본인 확인 장치’를 개발했으며 한국전기전자시업연구원으로부터 적합성 시험성적서까지 발급받았다.
(주)본시스는 ‘전자적 본인 확인 장치’ 판매에 본격 나섰다.
전자적 본인 확인 장치는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등의 신분증스캐너와 안전행정부인증을 받은 지문인식기를 본시스에서 자체 개발한 운영프로그램을 업소의 컴퓨터나 POS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구동 방법은 먼저 대상 신분증을 스캐너에 읽힌 뒤 지문을 스캔해 본인의 것이 맞는지 확인 절차를 거친다.
이런 절차를 통해 단시간 내에 신분증의 위조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2차 피해를 미리 방지 할 수 있다.
청소년 출입 통제 시스템 도입으로 청소년 선도 및 건전한 유흥문화를 실천해 지역사회의 청소년 보호 업소의 이미지 격상은 물론 청소년 출입에 따른 불안감 해소로 업소 등이 안정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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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주민등록증 누구나 구입
실제 주민등록증 위조를 문의하는 청소년들의 글을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위조 주민등록증은 최저 3만원에서 50만 원선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청소년들은 타인의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이거나 본인 신분증의 생년월일의 숫자를 바꾸는 방법으로 위조하기도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문서 위조·변조로 입건된 미성년자들은 지난 2009년 1,452명을 비롯해 2010년 1,507명, 2011년 1,503명으로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렇게 위조한 신분증으로 청소년들은 담배나 술을 구입하거나 미성년자가 출입할 수 없는 유흥업소에 출입하곤 한다.
소위 ‘1진’으로 불리는 A(17) 군은 “좀 논다는 애들은 위쯩(위조주민등록증) 하나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며 “클럽이나 술집을 갈 때 어지간해서는 무사통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주민등록증 위조는 형법 제225조(공문서등의 위조ㆍ변조)에 의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위조 사실이 걸려도 훈방조치 등 가벼운 처벌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일부 청소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분증 위조에 대한 처벌을 묻는 미성년자들의 글에 대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위조 사실이 걸려도 심각한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상담하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는 “청소년이라 해도 특정목적을 가지고 신분증 위조를 한 경우에는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엄벌에 처해질 수 있다” 며 “신분증 위조는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조 주민등록증에 우는 업주들
이렇게 위조된 신분증은 대부분 청소년들의 탈선에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술 구입은 물론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청소년 출입이 제한 된 곳에 이용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한 고등학생은 위조한 신분증을 사용해 주말 밤 11시 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찜질방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현재 ‘공중위생관리법시행규칙에 의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욕장 업으로서 24시간 영업을 하는 영업소의 경우에는 22:00 이후부터 05:00까지 청소년 보호법에 의한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첨단·상무지구 등지의 나이트클럽을 비롯해 주점 등 유흥업소에도 고등학생 또래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술을 마시는 경우를 쉽게 확인 할 수 있었다.
주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해도 불빛이 어두워 사진과 생년월일을 위조한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타 주점의 업주는 “인근 업소에서 이른바 알박기를 하곤 해 피해를 자주 본다”며 “청소년들을 업소에 보내 술을 먹게 만든 후 나중에 술값이 없다고 버티면 신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청소년들의 위조신분증으로 업주들은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도 위조에 비상
몇 달 전 서구의 A모씨는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임대차계약을 했다. 들어오기로 한 A모씨는 임차인에게 계약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서만 작성했다.
그러나 임차인은 그 후로 연락이 끊겼고 A모씨는 ‘별일 다 있다’며 아무 일 없는 듯 넘겨버렸다.
하지만 몇 개월 뒤 A모씨는 본인의 명의로 개통된 스마트폰 몇 대에 기기 값을 비롯해 수백만 원의 미납요금이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여기에 임대차 계약서로 전세자금 대출까지 받은 것이다.
조사결과 피의자는 계약당시 A씨의 주민등록번호와 발급일자까지 확인 할 수 있어 이를 근거로 신분증 위조를 한 것이었다.
결국 피의자가 A씨의 신분증 위조로 휴대전화 판매점과 대출을 해준 은행, 공인중개사까지 손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위조된 신분증이 각계각층에 난립하면서 지역경기까지 침체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