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준비사항에서 첫 번째로 마음의 안정 내지는 시간적 여유이다.
접수하자마자 내가 몇 번째로 검사를 할 수 있을까를 계속 기록 경기하는 선수처럼 시간을 재는 사람이 간혹 있다. 아무리 대기자가 많고, 바쁜 상황이라도 3시간 전후로는 마칠 수 있다.
얼른 마치고 다른 일 하러 가야 된다고 계속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2년에 한번 하는 혈액검사, 내시경, 방사선 검사인데, 시간에 맞춰 하기 위해 제대로 준비도 안하고 대충 하거나, 충분한 시간을 사용하지 않고 짧게 해버리면 본인이 기분이 좋을까? 아니다. 절차대로 규정대로 앞 검진자가 제대로 정리하고 나서면 다음 검진자를 검사하는 것이 맞다. 검진 받으러 온 날은 최대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주기를 검진기관 종사자들은 바란다.
두 번째는 공복 상태 유지이다. 8시간에서 12시간 정도의 공복. 음식 섭취는 혈당, 중성지방 검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전에 당뇨 주의, 고지혈증 주의로 나온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공복을 지켜주어야 한다. 대개 당뇨, 고지혈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 사람은 공복이 아니어도 수치가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
세 번째 치료 목적으로 약을 드시는 분은 내시경 전에 아스피린 혹은 혈액 순화 개선제가 포함되어 있다면, 7일 정도 해당 약만 제외하고 투약하기를 권한다. 이런 약이 지혈 작용에 영향을 주어 내시경 도중 조직 검사를 했을 때 일부는 지혈이 안되어 출혈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이다.
이렇게 세 가지를 잘 기억하고 검진 때마다 준비하면 좋겠다. 공단 검진은 2년 주기로 진행한다. 직장 검진은 매년 시행하는데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 엑스선 검사 이렇게 3가지만 한다.
예외가 대장암 검진인데, 만 50세부터 매년 나온다. 대변으로 분변 잠혈 검사를 해서 잠혈 반응이 양성으로 나오는 분은 2차 대장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다. 많은 분들이 대장 내시경을 하기 위해 찾아오시고, 설명을 듣고는 조금 실망하시기도 한다.
공단 검진이 모든 질환을 다 찾아낼 수 있을 만큼 항목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최소한 이 정도는 점검해야지 현재 내 건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므로, 바쁘다는 핑계로 넘기지 말고 기한 안에 점검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한 방법이다.
마음의 여유, 공복 확인, 아스피린 계열 약 복용여부 확인하면 언제든지 가까운 의료 기관에서 검진을 받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결과를 수령했을 때 개봉해서 읽어보고 이해가 안 되거나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연락을 해서 부연 설명 내지는 확인을 받기를 바란다.
자신이 아는 만큼 병은 보이고, 또 극복할 수 있다. 검진 받으러 오셔서 “어떤 것이 점차 안 좋아지는 것 같은데 이전 결과랑 비교해서 설명해 주세요”하고 부탁하는 분이 가장 반갑다. 건강에 관심이 있는 분이어서 내 능력껏 조언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시간 내서 검진하고 가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해 나온 결과를 분석하고 거기에 대처하는 것까지가 검진의 과정이다.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인 경우도 있다. 그 판단은 검진 받은 의료기관의 검진 담당 의사가 할 수 있다. 그래서 검진 후 전화 상담 내지는 방문 상담을 하시길 바란다. 검진의 의의는 고가의 정밀 검진 1회가 아니라, 일정한 수준의 검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