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마찬가지지만 전국최초 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특별하게 생각한다.
모든 이가 찬성하고 지지하며 부작용이 전혀 없는 일로 전국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를 놓고 다른 사람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전국최초를 만들기 위해 또는 나만을 위해 실험대상으로 연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광산구가 광주전남 지역 최초로 부단체장인 승진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논란이 꼬리를 물면서 커다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광산구는 부단체장인 부구청장(3급 부이사관)의 승진권 행사를 두고 광주시와 수차례 기자회견 등 마찰을 빚어 왔다.
뜻을 함께 하기로 한 광주시 4개 구청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부단체장인 승진인사를 미적거리고 있다.
과연 오는 6.13 지방선거 이후 부단체장 승진권을 행사하는 기초단체가 또 나올지 지켜 볼 일이다.
이번 사건은 단연코 지역에서 최대 이슈로 논란이 일고 있으며 찬반양론으로 나눠져 가는 곳마다 술안주로 등장하고 있다.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누군가 이슈의 중심에 서기 위한 고도의 정치 프레임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고 있으니 일단은 성공한 셈인가.
모든 선출직은 무슨 일을 판단하고 결정하려고 할 때 무엇이 기준이 되어야 할까.
인정받고 선출된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 서부개척정신인 뉴프론티어 기질을 발휘해 잘못된 관행들 뜯어 고치는 일도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41만 광산구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이라면 판단과 결정은 신중해야 하고 그 근거는 옳고 그름이 아닌 자신을 선택해 준 유권자의 이익이 돼야 한다.
비단 이번 광산구의 부단체장인 승진인사 단행만을 놓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군사정권에서 보이지 않는 흑백논리의 혹독한 쇠뇌 교육을 받은 줄도 모르고 성장해 왔다.
따라서 매사에 모든 일을 놓고 옳고 그름만을 따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 보다 항상 나는 옳고 너는 그르고 하는 식의 단순한 잣대로 나와 상대를 재고 있고 그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광주를 포함한 광주는 항상 역사의 커다란 굴곡이 있을 때 마다 반대편에 서서 세찬 풍파를 견뎌야 했다.
이를 두고 민주주의 성지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단순히 옳고 그름의 문제를 놓고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도 영악하고 현명하게 합리적으로 살 필요가 있으며 그런 때도 됐다.
잘했어 역시 대단해라는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 많은 희생이 요구된다면 지금은 거절해야 할 때다.
41만 인구가 거주하는 광주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는 광산구, 우리의 미래가 어디로 갈 것인지 이제 겨우 5개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