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은 옛말 요즘은 ‘댓글 살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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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1일(화) 13:43
[광산저널] 익명 뒤에 숨은 악의적인 댓글에 대해서 법적인 책임이 뒤따른다는 현실을 잊고 살면 안된다.

평소 얌전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과감함을 넘어 과격해지면서 심지어 난폭함까지 보이는 경향도 있다. 이는 평소 받는 스트레스가 작용한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평소 얌전한 사람은 자신의 의사 표현에 소극적이고 나서는 편이 아니라서 대체로 감정 표현에 서투를 때가 많다. 하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으면 차가 자신의 모든 것을 감출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에 과감해질 수도 있고 때론 난폭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익명의 댓글이 끼치는 사회적인 해악을 충분히 알고 남음이 있다.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악의적으로 작성하는 댓글은 사람을 직접 죽이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남 일이고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부인하고 싶지만, 실제 우리가 사는 오늘도 내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구잡이 익명 댓글은 평소 얌전한 사람이 차에 숨어 과격하고 난폭한 행위와 전혀 다를 게 없다. 익명의 뒤에 숨어 진실도 모르면서 선동하는 자의 글에 동조하면서 마녀사냥식 댓글을 마구잡이로 다는 행위는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촌철살인’이라는 옛말도 있다. 세 치 혀가 사람을 죽이는 말로 요즘은 ‘댓글 살인’ 시대에 살고 있다. 마구잡이로 ‘아무 말 대잔치’를 무차별적으로 벌이는 내부게시판 등 인터넷 공간이 근거가 없는 말로 사람을 싸잡아 비난하고 매도하는데 최적화되고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사고가 나를 집어삼킬 수 있고 내가 한 마구잡이 마녀사냥이 나와 내 가족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첨단을 걷는 이 시대에 누구나 댓글 또는 마구잡이 의견 표명에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악의적인 내용을 유포하거나 근거 없는 말로 댓글을 올린 자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도 감수해야 한다.

최근 광주 북구에서 모 구의원의 고소로 북구청의 내부게시판을 압수 수색했다는 말이 들린다. 근거 없는 말로 상대를 모욕하고 평소 개인적인 감정을 풀어내는 공간으로 악용되는 공직자들의 내부게시판, 공직자들이 마음 놓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 내부게시판의 내용이 밖으로 유출됐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내부게시판 같은 지극히 사적 공간에서 나누는 내용과 댓글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글을 올린 자와 댓글을 단자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

가장 나쁜 자는 내부게시판 내용을 유인물로 출력해 외부로 알리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자다. 댓글을 단 자들은 결국 외부로 알린 자의 희생양으로 법적 책임을 질 것이다. 대통령도 내놓고 욕하는 세상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그 욕이 구체적으로 문서화 돼 세상에 돌아다닌다면 욕한 자는 그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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