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문예운동가 용아 박용철 선생의 문학 산책 9 -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 2 gsjn@daum.net |
| 2024년 06월 14일(금) 0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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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리역이 개통되어 거대한 역세권을 형성하면서 운수, 금융, 상업의 중심지로 급속히 부상하였으며, 일본인과 한국인 자본가와 노동자들이 밀려들게 되었다. 송정리역의 형성은 상업 인구의 증가와 함께 공장들도 세워졌다. 공장은 공업 분야가 아니고 농업생산물과 관련한 공장이 대부분이었다. 주로 양곡 도정공장과 술도가가 먼저 들어선 후 철공장, 정미 공장, 벽돌공장, 제사공장 등이 한두 개씩 세워졌다. 특히 양곡을 탈곡하는 도정공장이 많이 늘어나 16개나 되었다, 노동자들은 대개 도정공장에 고용된 이들이었다. 도정공장의 노동자들은 역의 화물을 취급하는 운송노동자와 더불어 양대 노동자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1920년대 중반에 송정리역 주변에 천여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운집할 정도였다. [광산저널 04.25 추억의 송정리역1(이현선) 인용]
이런 점에서 광주송정역의 가치를 생각해 볼 때, 당시 송정리역에 들어오는 기차에 대해 용아 선생은 기차를 새로운 시대의 희망으로 보았을 것이다. 지난 호에 이어서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란 시를 통해 보더라도 용아 선생의 기차에 대한 애정이 차고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최남선의 신체시인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같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신문물을 접하는 벅찬 감회가 들어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얼어붙은 바다에 쇄빙선같이 어둠을 헤쳐 나가는 너
약한 정 뿌리쳐 떼고 다만 밝음을
찾아가는 그대
부서진다 놀래랴 두 줄기 궤도를
타고 달리는 너
죽음이 무서우랴 힘 있게 사는 길을
바로 닫는 그대
실어가는 너 실려 가는 그대 그저 아득하여라
-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 3 (시문학 창간호. 1931)
시를 통해 선생이 바라보는 기차에 강한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선생은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강한 지향(志向)을 신문물인 기차에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기차에 대한 예찬은 얼음을 깨고 힘차게 나아가는 쇄빙선같이 어둠을 헤쳐 나가며 오로지 밝음을 찾아가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두 줄기 궤도를 타고 달리는 기차에서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믿음으로 밤기차를 바라보는 선생의 간절함이 시에 배어 있다.
같은 시 4에서는 용아 선생의 간절함이 더 배가(倍加) 된 느낌이다.
이제 아득한 겨울이면 머지 못 할 봄날을
나는 바라보자
봄날같이 웃으며 달려들 그의 기차를
나는 기다리자
"잊는다" 말인 듯 어찌 차마! 이대로 웃기를
나는 배워보자.
하다가는 험한 길 헤쳐가는 그의 걸음을
본받아도 보자.
마침내는 그를 따르는 사람이라도 되어 보리라.
-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 4 (시문학 창간호. 1931)
주체가 나로 바뀌며 3에서 보였던 기차에 예찬이 이제는 본받고 따르는 대상으로 전환된다. 그만큼 기차를 바라보는 화자의 의지가 간절하며 기차에 거는 기대는 시대를 헤쳐 나가는 상징으로서 선생에게 절대적이다. 험한 길을 헤쳐가며 새로운 희망의 봄날을 가져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선생도 나약해지지 않고 기차와 함께 새로운 봄날을 맞이할 것이라는 의지를 시문학 창간호에 다짐하고 있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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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광산저널-추억의 송정리역1, 이현선, 2024.04.25
2. 용아박용철의 예술과 삶. 광산문화원(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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