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저널]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동포들의 강인한 민족정신과 개척정신을 보여주는 이색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30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스튜디오에서 ‘2023년 ACC 레지던시 결과 발표전-행성공명’을 선보인다.

이 발표전 중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이주민들이 고향을 떠올리는 무성 드라마 형식의 ‘자유 이동자를 위한 소리 장치’는 이주 역사 속 개척과 실천, 그리고 한민족 강인한 민족정신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 작품은 정혜진 작가의 결과물로 광주 현지 생활을 통해 얻은 영감을 개별 연구주제로 선정한 후 광주이주 고려인동포 삶과 문화, 정착 현황 등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렇게 얻어진 결과물은 ACC가 ‘행성공명’ 발표전 ‘듣기의 미래’라는 주제로 전시하며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정혜진 작가는 ‘입에서 입으로’라는 주제로 29일 오후 6시20분 B4 복합스튜디오에서 중앙아시아의 손님 맞이 문화를 차용, 환대의 감각을 관객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ACC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제 예술 창·제작 기관인 ACC의 주력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함께 연구할 담론과 주제를 제시하고, 연구, 예술을 과제로 창·제작할 전 세계 참여자를 모집한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공모 결과 46개국에서 총 340명의 연구자, 기술자, 예술가가 신청, 9명이 최종 선정됐다. 참여자들은 지난 5월부터 광주 숙소에 입주해 워크숍, 사전조사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레지던시 활동에 참여했다.

올해 프로그램은 ACC 사운드 랩의 중장기 과제인 ‘듣기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소리 예술(사운드 아트)과 소리 풍경(사운드스케이프)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필요성, ‘듣는 행위’의 탈식민주의적인 연구의 필요성에서 시작됐다. 세계 유수의 소리 예술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창작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소리 예술에 경험이 없는 참여자들도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진행했다.

이런 실험의 결과물은 김준의 전남 및 광주의 도시 및 환경 생태 연구 ‘우리집: 안과 밖’, 염인화의 구도심 내 의료와 미용 시설 리서치 ‘이너뷰티 스파’, 조지 히라오카 클로크의 광주인권헌장 조사 ‘모두의 멜로디’, 정아람의 ‘관심 연습: 사운드’와 이현민의 ‘나의 중음과 당신의 연옥사이’, 수진 배&요나탄 램케의 ‘투모로우니스’, 매튜 깅골드의 ‘부재의 오케스트라’ 등으로 관객들의 귀에 이색적인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