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직장생활에도 틈틈이 농사를 지어 수확한 농산물을 수년째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이가 있다. 바로 금호타이어 생산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정선(44·곡성공장 근무)씨가 그 주인공이다.

6년 전부터 광산구장애인복지관에 쌀이며 고추 등 제철 농산물을 묵묵히 나누고 있는 박 씨의 평소 생활신조는 ‘어떤 일이든 정면에 서서 할 이야기는 하자’다.

박 씨의 선행이 시작된 것은 6년 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당한 뒤부터다.

건강을 되찾은 박 씨는 “이제부터라도 좋은 일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후 월곡동주민센터를 찾아 봉사도 하고 농산물을 지원할 곳을 찾았고 ‘광산구장애인협회’를 소개받았다.

그 뒤로 박 씨는 봄철에는 시금치와 상추를 포대에 담아 아무 조건 없이 가져다 줬다. 여기에 양파 2~3포, 가을에는 배추와 무, 쌀, 고추 등 농사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지원한 것이다.

박 씨는 평소 죄를 짓지 말고 살면서 남이 하기 싫은 일을 찾아 선행을 하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박 씨의 남다른 선행은 함평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박 씨의 모친은 자신이 먹을 것이 없을지라도 집에 오는 손님에게 뭐라도 대접해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으로 항상 집안에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부친 역시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고 교육으로 일관, 박 씨는 학교 다닐 때부터 보고 배운 것이다.

박 씨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주, 야간 교대근무를 하면서도 함평까지 내려가 틈틈이 농사를 짓는다.

주 5일 일하고 이틀을 쉬는 교대근무라 쉬는 날은 기본이며 평일에는 회사 출·퇴근 전·후에 3~4시간씩 일을 한다. 예를 들어 야간반 일을 마치면 집에 8시에 도착한다. 그러면 함평에 내려가 3~4시까지 농사를 짓고 집에 돌아와 2~3시간 잠을 잔 뒤 출근한다.

박 씨의 하루 일정은 곡성공장에서 광주에 위치한 집으로 퇴근을 한 뒤 다시 함평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를 매일 반복해야 하니 피곤할 듯도 한데 그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듯 피곤한 와중에도 틈틈이 재배한 농산물을 수확할 때면 그 중 제일 좋은 것으로 고른 뒤 장애인복지관에 가져간다.

박 씨는 “솔직히 내 돈을 들지 않지만 내 노력으로 재배한 농산물이라 이것이라도 봉사를 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박정선 씨는 “제일 좋은 농산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다”며 “15년 뒤 정년퇴직을 하고 난 뒤에도 꾸준히 농산물을 나누겠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