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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그들을 독립군 후손이 아닌 고려인이라 부르는가!

우리는 왜 그들을 독립군 후손이 아닌 고려인이라 부르는가!
  • 입력 : 2022. 08.24(수) 09:09
  • 광산저널
[광산저널] 지난 15일 광산구 월곡동 다모아어린이공원에서 고려인이 아닌 항일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정부는 홍범도 장군이 사망한지 78년이나 방치하고 있다가 겨우 작년 8월 유해를 송환했다. 홍 장군은 세상을 떠나기 전 "내가 죽고 우리나라가 해방된다면 꼭 나를 조국에 데려가 달라"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 이슈 등으로 그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고, 지난 2021년 겨우 그의 유해를 찾기 위해 카자흐스탄으로 간 것이다.

홍범도 장군의 화려하고 장엄한 귀환뿐이며 겨우 흉상만 남았다. 왜 위대한 장군의 흉상만 남았다고 쓴 소리를 해야 하는지 현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려인(高麗人, 러시아어: Корё-сарам)은 구소련 붕괴 이후 독립 국가 연합의 국가들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의 국가에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몰도바 등이 포함된다.

약 50만 명의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거주했으며 남부 러시아의 볼고그라드 부근, 캅카스, 남부 우크라이나에도 많은 고려인들의 공동체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정체성은 1860년대 초 무렵부터 러시아 제국령 프리모르스키주로 대거 이주한 재로한인(在露韓人)으로부터 유래한다.

광산구 월곡동에는 고려인 마을이 있고 수천 명의 고려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필자는 초창기부터 고려인마을에 관심을 갖고 직함을 맡으며 돕기에 나섰다. 대학병원의 건강검진도 수차례 추진했고 직접적으로 후원도 나름대로 했지만 매번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한계를 느꼈다.
나라가 힘이 없어 만주벌판으로 소련으로 떠돌아다니면서 살아야 했던 불쌍한 우리 선조들, 힘없는 나라를 원망하면서도 후손을 위해 나라의 독립을 마다하지 않았고 가산을 털어 군자금을 마련했으며 목숨까지 초개 같이 버렸다.

이 같은 독립군들의 후손들을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우리 후손들은 고려인이라 부르며 선주민 이주민이라 부르기 주저하지 않는다. 홍범도 장군 흉상 제막식에 참석해 얼굴을 내밀고 똥 폼 잡고 사진 촬영한 인물들이 나선다면 이들에 대한 처우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들이 고려인으로 전락한 이유는 일제 강점기 당시 나라가 힘이 없어서다. 이들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나라라 불리는 정부에 있다. 독립운동을 했다면 마땅히 나라가 나서 이들을 도와야 한다. 나라가 힘이 없어 시베리아 벌판에서 서럽게 살고 남은 그들의 후손에게는 당연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은 매번 우리의 생각과 다르다.

2차 책임은 당쟁만 일삼고 자국민을 돌보지 않는 정치인들이다. 자신의 배만 불리고 말로만 유권자인 국민을 외면하고 있는 이 시대의 양반님들, 양반입네 하면서 수염만 다듬고 있고 뒤로는 못된 짓만 골라하는 정치인들의 책임은 가장 크다. 세 번째는 독립운동 덕분에 나라를 되찾고 편히 사는 필자를 포함한 국민이다. 자신의 돈 자랑만하고 행사장을 기웃거리면서 기부하지 않는 부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고엽제 피해자를 취재할 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엽제 피해자들이 나라에서 받는 연금이 고작 10만원이라는 사실에 그저 입이 떡 벌어졌다. 그들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국가에 충성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고엽제 피해로부터 자식들까지 후유증으로 인해 무정자증 그리고 이혼과 파혼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나라는 없었다.

작금의 나라에 국민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라가 있다면 이렇게 국민들을 도탄에 빠트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막식에서 멋지게 웃으면서 사진 촬영한 상당수의 당사자들은 고려인이라 불리는 독립군 후손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또 하고 있는지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고려인 마을 초창기에 조건 없는 국적 회복과 대한민국 국민다운 이름 회복 등 몇 가지를 제안했다. 독립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북한에서 넘어온 탈북민에게도 동포라는 이유로 교육과 정착자금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데 소위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고려인이라 부르면서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우리는 왜 그들을 독립군 후손으로 영웅대접은 고사하고 고려인이라 불러야 하는지 답답하다.
광산저널 webmaster@gs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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