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릴 적에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일이 당연한 것으로 교육을 받았으며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착한 국민이었다.
또 국기를 신성시하고 떠받들면서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훈련도 받아왔다.
초등학교 다니면서 매일 또는 매주 아침 조회 시간에 뙤약볕 아래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아침에 국기 게양식을 거룩하게 치루면서 태극기를 게양하고 저녁에도 태극기가 이슬 맞으면 안 된다고 국기 하향식까지 가졌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국기를 게양하고 있고 과거처럼 거룩한 게양식이나 하향식을 찾아볼 수가 없다.
최근 추세를 보면 국경일이라 할지라도 태극기 게양은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오히려 국기를 게양하는 집을 세는 게 훨씬 빠르다.
태극기에 관한 규정은 지난해 1월 제정된 ‘대한민국 국기법’ 제8조에 국경일에 국기를 게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굳이 게양하지 않아도 처벌하는 규정은 따로 없다. 국민으로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 정도로 보는 것이다.
국경일에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의 죽음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우리가 있지 않겠는가.
국경일 태극기 게양을 의무화하는 것 자체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때가 된 것 온 것 같다.
법도 국민이 지킬 때 비로소 힘이 있는 것 아닌가.
다소 경솔한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실제 유명무실한 법 규정으로 국기를 게양하지 않는 대부분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태극기를 게양하면 애국심이 있는 애국자이고 그렇지 않으면 애국심이 없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도 자체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국경일 태극기 게양은 관공서나 대형시설물에서 상징적으로 대체하는 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국경일에 태극기를 내다 거는 일에 무관심하고 있는 판에 굳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언론까지 나서 국기게양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부추길 우려가 있다.
국경일에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국기를 걸면 얼마나 좋겠는가.
국경일 태극기 게양도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 5천만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이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조영문 광산저널신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