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에 태양신과 그의 아들 파에톤의 얘기가 잠간 나온다.
파에톤은 평소 친구들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태양신이라고 자랑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어느 날 파에톤은 아버지인 태양신을 찾아가 태양마차를 타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정한다.
태양신은 아들의 부탁을 듣고 우려와 염려 속에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승낙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태양신은 아들에게 태양마차를 너무 낮게 몰면 땅위가 온통 검게 타서 사람이 죽고 강과 호수의 물이 마르는 큰 재앙이 뒤 따른다고 경고하지만 머지않은 시간에 현실로 나타난다.
태양마차를 탄 파에톤은 한껏 의기양양해하면서 자신의 집 위를 지나자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을로 간다.
태양이 땅위 가까이 오자 사람들은 놀라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모두 죽고 강과 호수를 메말라 버리는 등 대 재앙이 찾아온다.
물론 신화 속의 얘기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권력놀음 하는 정치인과 주변인에게 주는 교훈이 크다.
태양은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상징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또 그 분위기나 모습이 매우 흡사하다.
권력을 자기 위해 유권자의 시선을 모으는 행동을 하고 관심을 끄는 모습은 마치 태양이 동해에서 떠오는 모습과 흡사하다.
동해를 말갛게 물들이면서 떠오르는 태양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감을 주고 환상에 젖게 한다.
중천에 떠오를 태양은 지구의 모든 생물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정치집단과 권력자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투명하고 맑게 한다고 자랑하고 떠들어댄다.
검찰청 입구에서도 죄가 없고 정치적인 탄압이라고 하지만 나올 때는 뒷문으로 슬며시 사라진 후 죄를 지으면 가는 학교라는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다. 영원한 권력은 없으며 달도 차면 기운다.
오늘의 태양도 아무리 강하게 열기를 내뿜어도 결국 오후가 되면 그 위력을 잃고 서산에 걸린다. 태양이 마지막으로 서산에서 황혼을 뽐낼 수 있으며 그나마 다행이다.
태양과 권력은 너무 가까이 가면 자신의 몸이 타서 결국 죽거나 큰 부상을 입는다.
너무 멀리하면 추워서 일상생활이 불편할 수도 있다.
대통령의 5년 권력,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4년 권력에 올인하면 노년에 서산에 넘어가는 태양처럼 황혼을 빨갛게 물들이는 아름다움이 없을 수 있다.
작금의 대통령 임기 말에 추한 꼴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 지역에서도 전 현직구청장이 영어의 몸이 됐다.
태양신처럼, 아들 파에톤처럼 권력을 자신의 사리사욕에 사용한 결과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은 누구에게 맡겨도 안되고, 주변에서는 권력의 중심에 서려고 안된다.
영원한 권력자도 권력도 없으므로, 내일은 내일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
태양의 아들 파에톤은 결국 제우스에 벼락을 맞고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