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물건의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맞춰 결정한다.
수요가 많을 때는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많을 때는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뭐 하나 잘된다고 하면 너도나도 우선 “차리고 보자, 사고보자”며 우후준순 생겨나는 게 우리나라 정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덤프와 트레일러 소유주들의 집단행동도 마찬가지다.
트레일러의 운송비 시세가 좋아 돈을 번다고 소문이 나자 너도 나도 억대가 넘는 비싼 수입차를 할부로 사서 운행하다가 결국 과당경쟁으로 운송비가 매우 큰 폭으로 낮아졌다.
자신들의 과당경쟁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화물주와 정부에서 해결하라고 화물연대를 만들어 시위를 해대고 있으니 도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가.
비온 뒤 생겨나는 죽순 같은 일이 비단 이 뿐이겠는가.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1~2인 가구의 주택수요를 맞추기 위해 도입한 소형공동주택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소형 건설업체에서부터 지역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회사까지 너도나도 참여해 신축에 나서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아파트 등 기존 공동주택에 비해 주차장 설치 등 건설기준 요건 완화와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연 2% 저리의 건설자금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난립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을 경우 또 다른 폐해를 불러일으켜 사회문제로 등장할 수 있다.
광주지역에서 분양 중이거나 신축 중인 도시형 생활주택은 모두 3천164가구.
이 중 광산구 첨단 3개 업체를 포함해 1천250가구가 설립 인허가를 마친 상태로 광주 전체물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공무원의 눈을 피해 불법현수막을 남발하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업체들, 미루어 짐작컨대 예상보다 분양이 저조한 모양이다.
불법현수막의 내용을 보면 1~2인 가구의 주택수요를 맞추는 내용은 없고 투기를 부추기고 있으며 마치 사설 펀드를 조성하려는 양상까지 띠고 있다.
업체가 홍보하고 있는 ‘임대 고수익 보장’을 곧이곧대로 믿고 투자했다가는 자칫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음이다.
1억을 투자해 5채를 분양받으면 한 달 수입 얼마를 보장한다는 근거 없는 내용이 판을 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도시형 생활주택 물량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주차난 등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1~2인 가구 서민들을 위한 정부방침은 간데없고 자칫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