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법원의 강제조정을 광주시가 수용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광주지방법원이 강제조정안을 내 놓은 지 2주일만인 19일 광주시는 이병록 행정부시장이 나서 강제조정안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 부시장은 “법원의 강제조정 수용이 불가피하다는 TF팀의 건의를 반영해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가뜩이나 갬코 사태로 궁지에 몰린 광주시 입장에서는 법원의 강제조정을 받아들여 하루빨리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 소송에서 적극적인 대응보다 소극적 자세를 보인 점이나 법원 강제조정안이 나오자 별다른 거부반응 없이 기존 TF팀에게 간단한 검토를 맡기고 그 결과를 토대로 ‘불가피하다’며 수용키로 한 점은 시민들에게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어쩌면 일각의 주장처럼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명분 쌓기를 위한 법정소송이었고, 예측된 결과를 가지고 수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맞을 지도 모른다.
법원의 강제조정 결과가 나온 지 불과 2주일 만에 수용결정을 발표한 것이 이 같은 추측을 가능케 한다. 물론 2주일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동안 갈등을 야기해온 지역내 큰 이슈라는 점에서 수용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숙고의 시간이 짧다는 생각이다.
어찌됐든 골프장 선개장을 반대하며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 시민단체, 광산구의회 등에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광주시가 짜여진 각본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수용결정은 번복이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광산구 지역발전과 구민을 위한 개발정책, 이익환원이 이루어지게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등산 관광개발 사업은 광주시가 주도하고 있는 사업이다. 당연히 광주시 전체를 놓고 시민을 위한 정책들이 수립될 것이다. 당장 이병록 행정부시장도 “시에 기부 채납될 유원지 개발계획은 백지상태에서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시 수립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시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분명한 것은 어등산의 위치가 광산구에 있을 뿐만 아니라 어등산이 군사용 부지로 묶여 있던 동안 수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피해를 겪어 온 사람은 광산구민이라는 점이다.
시민의 의견 수렴도 좋고, 시민의 이익에 부합된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광산구민의 의견이 최우선 적용되어야 하고 그 이익에 부합된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 수립과 방안 마련은 광산구의 몫이다. 실기(失期)하지 않기 위해서는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