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만에 한파가 온다고 한다. 동장군의 기세는 역시 매섭다.
지금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껍고 단단한 것은 당연하나 간간히 더운 여름에도 수면양말이나 긴팔을 입는 여성 환자들이 내원한다.
감기나 냉방병의 증상인가를 먼저 떠올려 보지만 환자분들은 미혼일 때는 괜찮았으나 출산후에 더운 날씨에 선풍기 바람 선선한 바람만 불어도 뼈에 찬 기운이 스며든다고 한다.
전형적인 산후풍 환자의 모습이다.
의사든 주변가족들이든 간에 산후풍 환자의 이런 모습을 이해할 사람은 흔치 않다.
직접 겪어본 당사자가 아니라면 아무도 이해를 못할 병이 산후풍이다.
누구나 겪는 출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생명을 탄생시키는 위대하고 경이로운 일이 아니던가! 그 과정에서 오는 수반되는 후유증이 산후풍인 것이다.
산후풍이란 단순히 관절의 통증 시린감이 아니라 출산후 생기는 모든 후유증을 일컫는 광범위한 용어다.
출산의 과정은 태아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자궁 수축하면서 극렬한 진통을 겪고 태아의 집이 같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대량의 출혈이 같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면서 산모의 기혈이 허탈해 지면서 산모의 몸에 기혈이 부족하고 면역력이 저하되고 관절 기능이 약화된 상태에서 사기(차가운 바람, 찬기운, 나쁜 기운)가 몸 안으로 침입해 다양한 양상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주 증상으로 통증, 시림, 발한과다,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증후군이다.
한의학에서는 산후신통(産後身痛)이란 정식 병명을 사용하고 출산 이외에도 유산 이후나 몸의 방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찬바람을 맞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을 일컫는 질환군이다 보니 양방 병원에서 MRI, CT, X-Ray, 초음파검사, 호르몬검사, 일반혈액검사, 소변검사를 다 해보아도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의사들은 병이 없다고 한다.
검사 상 아무 이상도 없는데 몸은 아프다고 하니 정신과상담을 권유받기도 하고 가장 가깝고도 애뜻한 가족들마저도 이해하지 못해 꾀병이라고 하기도 해 정작 환자들은 답답한 마음에 우울증까지 생기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산후풍을 의심해 보자.
가장 대표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이 시림, 오한, 냉증, 통증이다.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뼛속이 시리고 에려요.’ ‘뼈마디 마디가 쑤셔요.’ 대부분 밤이 될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다 보니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는 날궂이도 한다.
산후풍 환자는 X-ray 검사나 혈액검사를 해보면 정상으로 이는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하나 적외선 체열진단을 해보면 관절 통증 부위가 대부분 정상 온도보다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산후풍은 자율신경의 기능을 저하시켜 땀이 많이 나게 된다.
땀이 나면 대개 체온은 떨어지고 피부의 온도도 떨어진다. 그러므로 땀이 나게 되면 몸은 더 시리고 관절은 더 아프게 된다.
땀이 많은 증상을 같이 겸하고 있는 경우는 치료의 기간이 길다.
모유수유나 육아로 인한 피로 때문에 산후풍의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들어 산후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두통, 현훈(어지럼증) 피부가 따갑거나 화끈거림 전신관절이 쑤신다.
허리 골반이 아프다. 잘 부으면서 붓기가 안 빠진다.
오줌소태가 생긴다. 쉽게 피로하고 무기력해진다.
기억력이 감퇴한다. 등등의 증상들이 있다.
산후풍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적절한 산후조리를 통한 예방이 우선이다.
산후풍에 걸렸다고 할지라도 본인의 철저한 관리와 적극적인 한방치료로서 호전이 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치료와 예방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한의사 선생님들이라면 누구나 알려주고 치료해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