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최근 수완에너지가 경영상의 이유로 한국전력공사에 사업자를 넘기겠다고 발표하자 황급히 주민피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는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작년부터 수완에너지의 사업 포기설이 나돌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광주시만 여태껏 이를 몰랐다고 하니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광주시의 광산구에 대한 무성의함이 어제 오늘은 아니지만 최근 수완에너지의 사태를 보면 한심스러울 정도다.
이전에 하남산단의 악취와 관련해서도 광주시는 광산구 수완지구 등에서 살고 있는 실제 피해자인 주민들의 의견 수렴보다는 탁상행정으로 일관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
소위 자율협약을 통해 악취 발생을 줄이겠다는 발상은 이해할 수가 없는 처사다.
자율에 의지했다면 지금까지 피해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겠는가 말이다.
광산구를 포기하는 광주광역시의 어이없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광산군’ 또는 ‘광산시’로 독립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당시 광역단체를 없애고 50만 인구로 기초단체를 확대 재편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이제라도 다시 추진해 의미 없는 광역시를 없애든지 아니면 과거 광산군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상급 행정기관에서 몰랐다고 하면 그만인가. 수완에너지에 대한 지분 1%를 가지고 있는 광주시.
1%의 주식은 상징적이며 광산구 수완지구 등 주민의 편의를 위해 보완적 장치로 마련된 지분이다.
수완에너지의 포기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광주시는 몰랐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누구를 위한 광역단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완에너지가 한전으로 업무를 이관하면 가구 당 전기요금이 2만 원에서 2만5천 원 가량 인상된다고 하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수완지구 상당수 주민들은 “광주시가 광산구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지만 업체의 입장만 고려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린 심정이 이해가 간다.
수완지구 주민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
당초 계약내용과 달리 주민에게 불이익을 강요했고, 이를 동의 없이 추진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삼고 있으며 광주시가 공익적 중재를 이뤄내지 못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가 광산구민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광역단체라면 스스로 그 권리도 포기해야 한다.
주민의 피해를 외면하고 애써 모른 척 거짓말로 일관하는 행정을 누가 믿겠는가.
내년 지방선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운태 시장은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