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문 광산저널신문 회장

전국 시대 때 큰일을 일으켜 보려는 무리들이 힘 있는 정치가 밑으로 모여 들었는데, 그 수도 수백 명이 보통이었다.

특히 제나라의 맹상군은 재상 때 수천 명의 식객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그 중에 풍환이라는 사람은 교토삼굴로 유명하다.

어느 날, 맹상군은 영지인 ‘설’에 가서 빌려준 돈을 받아 오라고 풍환을 보냈지만 풍환은 이자를 거둬들인 뒤, 그 돈으로 소와 술을 마련해 큰 잔치를 베풀고 이자를 못 낸 사람들에게선 차용증서를 받아 불태웠다.

맹상군이 재상 자리에서 물러나 영지인 설로 돌아왔을 때 영지 백성들이 몇 십 리 밖까지 줄을 지어 마중 나온 것으로 보고야 풍환의 깊은 뜻을 알았다.

“영리한 토끼에게는 굴이 세 개 필요합니다. 두 개를 더 파 드리지요.”

풍환은 위나라를 움직여 맹상군을 재상의 자리에 복직시켰다.
이것이 유명한 ‘교토삼굴(狡免三窟 : 영리한 토끼에겐 굴이 세 개 있다)’의 유래다.

또 기원전 260년 ‘장평 싸움’에서 조나라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진나라는 그 이듬해 조나라의 한단을 포위했다.

조나라는 더 이상 진나라 군사에 맞설 힘이 없었으며 이웃 나라들의 구원병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조나라 효성왕이 재상 평원군에게 “서둘러 초나라로 가서 구원병을 요청하시오!”

평원군에게는 3천 명의 식객이 있었는데, 그는 왕의 명령을 받은 즉시 식객 가운데에서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인사 20명을 뽑았다.

이 때 모수라는 자가 스스로 나서며 자기를 20명 가운데 끼여 달라고 요청했다.
평원군은 “유능한 인재란 마치 송곳과 같은 것, 비록 자루 속에 넣어도 끝이 곧 나타나게 마련이오. 한데 귀공은 내게 몸을 의탁한 지 3년이 된다면서 이름 한 번 들어본 적이 없소”라고 거절했다.

그러자 모수는 “진작 나를 자루 속에 넣어 주었더라면 끝이 아니라 몸뚱이째 빠져 나왔을 겁니다”고 자신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평원군 일행은 초나라로 갔으며 모수의 간 큰 도움으로 초나라 왕과의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구원병 파병을 이끌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놀고먹는 식객들 일명 정치꾼들이 출마를 표명한 후보 밑으로 속속 모여 들고 있다.

모양만 풍환과 모수를 닮은 식객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두고 볼일이다.

이들 식객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능력을 가진 이가 분명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공할 것이다.

자신의 밑에서 알짱거리는 식객의 능력도 파악하지 못하는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철저히 실패할 것이다.

식객보다 먼저 권력의 주체인 유권자를 상전으로 모시는 일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