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라 원장 신가병원 신경과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로 구분할 수 있다.
뇌경색은 동맥경화증이 생겨 손상된 뇌혈관에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막혀서 발생하는 혈전성 뇌경색과 심장 또는 목의 큰 동맥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류를 타고 흘러가서 멀리 떨어져 있는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색전성 뇌경색 그리고 뇌의 아주 작은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열공성 뇌경색으로 분류할 수 있다.
뇌출혈은 뇌 안쪽의 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 내출혈과 동맥벽 일부가 꽈리 모양으로 변해 터지는 뇌지주막하 출혈로 구분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병변의 위치에 따라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사망률은 뇌출혈이 뇌경색보다 높으며 그중에서도 뇌 내 출혈보다는 뇌지주막하 출혈이 더 높아 50% 정도의 환자에서 사망하게 된다.
이와 같이 치명적인 뇌지주막하 출혈의 가장 많은 원인은 뇌동맥류이다. 뇌동맥류란 뇌동맥의 일부분에 결손이 생겨 혈관 벽이 늘어나 꽈리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혈관기형을 말한다.
뇌동맥류는 4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나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뇌지주막하 출혈이 생기면 처음 겪어보는 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한다.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머리가 아프고 극심한 통증이 뒷목을 타고 내려오면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약20%의 환자에서는 뇌동맥류의 미세한 출혈이나 동맥류의 팽창에 의한 '경고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심할 경우에는 급격히 혈압이 상승하여 뇌동맥류의 파열 위험이 높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뇌동맥류는 미리 발견해서 치료받는 것이 좋으나 조기 발견이 쉽지가 않다. 주위 신경을 압박할 정도로 커지기 전에는 거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뇌동맥류의 90% 정도는 뇌지주막하 출혈로 진단되며, 7%는 뇌신경을 압박하여 신경학적 이상소견이 발생하여 진단된다. 3%는 뇌혈관 검사 중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최근에는 뇌혈관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뇌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뇌동맥류는 CT 혈관조영술이나 자기공명혈관조형술(MRA)로 진단할 수 있다. 기존의 CT는 1초당 1회 촬영으로 1개의 영상을 획득할 수밖에 없었지만 본원의 128 slice 3차원 MDCT는 0.35초당 1회 촬영으로 128개의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10배 이상 빠른 초고속 촬영이 가능하고, 기존 CT 보다 방사선 피폭선량이 30~80% 감소하여 보다 안전한 검사가 가능하다.
뇌동맥류가 출혈하게 되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건강검진을 받을 때 뇌혈관 검진을 실시해 조기에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뇌지주막하 출혈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평소 두통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뇌혈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