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안도현의 時 (너에게 묻는다).
광산저널이 창간 10주년을 맞이했다.
안도현 시를 창간호 1면에 게재하고 나름 힘차게 출발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흘렀다.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마음으로 지역사회에 일조하겠다는 신념을 담아 신문을 창간한지 벌써 10년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보내면서 숱한 우여곡절도 많았다.
비록 연탄재처럼 보잘 것 없고 하찮은 존재지만 그래도 광산구 비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에서 살고 있음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누구보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넉넉하다.
언론의 생명은 진실보도라는 말처럼 진실을 보도하려고 노력했고 41만 광산구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동네의 작은 신문으로 진실보도는 매 순간 한계를 느껴야 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올곧게 한길만 가지는 못했음을 인정한다.
진실보도를 위해 타협하지 않음을 놓고 또 다른 색안경을 끼고 보는 비판 아닌 비난도 숱하게 들어왔다.
작지만 그래도 언론사니 강하다는 평가는 그래도 들을 만 하다.
듣기 좋은 평가를 위해 진실보도를 외면하고 매번 불의와 타협하는 것이 과연 덕을 쌓는 일일까.
시인 안도현의 글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뜨거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은 사치일까.

동네 신문을 만들고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경제적으로 무척 힘들었다는 고백을 한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연탄처럼 따뜻함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으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소위 선출직 정치인들에 대한 가혹한 평가를 서슴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작금의 대개 지역 언론은 정당과 국회의원, 시장, 구청장에게 줄서기를 주저하기 않고 자신의 부끄러움마저 모르면서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처럼 행세하니 우습다.

최근 모 일간지 대표의 칼럼을 읽고 한때 기자를 했고 현재 동네의 작은 신문을 발행하고 있음에 분노하기도 했다.
언론이 독자인 시민의 기준이 아닌 자신과의 친불친 관계를 기준으로 경제적인 능력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써대니 작금의 썩어빠진 정치행태가 바뀌지 않고 있다.
정론(正論) 한다는 말은 현실에서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신문은 정론하고 직필해야 한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언론의 사명인 진실을 보도하고 정론직필하면 솔직히 무척 배고프다. 겨우 2-30만원의 광고를 찾아다니면서 구걸해야 하고 연간 5만원에 불과한 몇 푼의 구독료를 위해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그것도 정론이나 진실보도를 대충 외면해야 가능한 일임을 겨우 이제야 느낀다.
작지만 강한 신문을 지향하며 어려운 가운데 신문을 발행한지 벌써 10년이다.
자기 온 몸을 태워 다른 사람의 언 몸을 녹여주던 그 연탄도 다 타고 나면 분명 쓸모없는 물건이라고 함부로 발로 툭툭 차일 것이다.
광산저널이 현재는 미약하고 동네의 작은 신문으로 10년을 보냈다. 앞으로도 형편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주변의 고운 평가를 바라는 마음을 접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색안경을 느끼면서 또다시 어리석고 배고픈 광산저널의 20년, 30년을 향해 부지런히 그리고 열심히 달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