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의회는 지난 2일 감사원을 직접 방문해 클린광산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또 특위를 구성하고 12월까지 청소행정과 폐기물 처리 관련 사무에 대한 행정사무조사에 들어갔다.
광산구의 청소행정이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민선 4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민선 4기 당시 광산구는 혁신이라나. 뭐라나 하면서 생활계폐기물과 재활용사업 등에 대해 세분하는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그동안 광산구 전체를 2개 업체(송광미화, 해성미화)에서 대행하던 사업을 나누고 또 나눴으며 음식물쓰레기 수거에 대해서는 톤당단가제라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청소행정을 도입했다.
2개의 업체에서 하던 일을 10여개의 업체로 나눴으니 그만큼 상대해야 할 업체 관계자도, 할 일도 늘어났을 것이다.
아마 광주시 5개 자치구에서 최초의 일로 기억하고 있다. 광산구는 최초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민선 4기 야심차게 추진한 음식물쓰레기 사료화 사업이 장밋빛 청사진을 보여주면서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물론 중심에는 청소과가 있었다. 음식물쓰레기 사료화 사업은 당시 주무부서인 청소과 간부들까지 나서 사업에 현금을 투자하는 두둑한 배짱을 보였다.
하지만 사업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애물단지로 잔해만 남았지만 지금까지 치워지지 않고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굴절된 광산구 청소행정이 민선 4기부터 복마전의 징조를 보인 것은 아닐까.
이어 들어선 민선 5기, 과거 잘못된 음식물쓰레기 사료화 사업을 정리하고 처리하는가 싶었는데 구청장직 인수 위원이던 K씨가 다 쓰러져가는 사업을 인수해 한동안 운영했다.
특혜의혹이 일면서 민선 6기로 이어졌으며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클린광산이 당시 구청장의 비호를 받고 탄생했다. 그리고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출범했다.
또 지금의 임곡동 재활용 사업장과 거의 복사판 수준인 신창동 자원순환시설이 들어서면서 인·허가를 두고 지역 주민과 충돌했다.
당시 신창동 주민들은 자원순환공장은 말뿐이고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들어선다며 환경문제와 절차 이행에 대해 반발했었다.
또 광주의 생명의 젖줄인 영산강 상류인 산동교 부근에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들어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수년전 신창동 주민들과 현재의 임곡동 주민들은 토씨하나 다르지 않는 이구동성으로 행정에 반발하고 있으니 우연일까.
신창동 자원순환시설은 민선 5-6기 구청장의 원대한 에너지 사업 추진방향과 맞물려 있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패스트트랙이라고 할 정도였다.
민선 4기부터 최근까지 각종의혹이 일면서 소모적인 논란만 유발하는 사업들, 이들 모두 추진하는 과정의 중심에 청소과가 있었고 부역한 공직자가 있었으며 혜택도 누렸다.
말로만 구민을 위하는 공복이라고 우기는 구청장과 공직자들. 행정 행위의 기준에서 광산구민은 뒷전이고 인사권자인 구청장에게 해바라기 노릇을 하는 댓가로 공직자들은 승진이라는 전리품을 챙겼다.
광산구 청소과에 근무하거나 과장을 거친 대개의 공직자들은 승승장구하면서 승진과 영전을 거듭했다.
민선 6기 실세였던 E모 전 부구청장, P모 전 국장, B모 국장 그리고 현직 P국장 등이 모두 청소과장 출신이다.
한때는 광산구에서 승진의 주요 과정으로 불렸던 청소과장, 지금은 개혁 대상이 돼 있고 광산구의회의 특위 대상이요,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됐으니 아이러니하다.
임기를 끝낸 전임 구청장의 실정(失政)이 광산구 청소행정을 끝없는 나락으로 빠트린 것은 아닌가 싶다.
세월의 무상함을 탓할 일인지 아니면 자신의 승진만을 위해 적·불법을 가지지 않고 충성을 불사하는 공직사회의 불나방인지, 광산구의회의 특위와 공익감사 청구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