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저널] 광산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던 김삼호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지시나 부탁을 받고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모집에 나서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족쇄를 풀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4월 29일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비당원에게 투표권을 주는 당내경선에서 지방공단 상근직원들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김삼호 광산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도 빨라질 전망이다.

광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부장판사 정재희)는 지난 2018년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삼호 광산구청장에 대해 같은 해 10월 1일 공직선거법상 당원 모집, 사전선거운동, 기부행위 등 불법을 저질렀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이 선거에 있어 이 법에 규정된 죄 또는 정치자금법(49조)의 죄를 범함으로 인해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때는 그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어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직에서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광주고등법원 형사 1부는 김삼호 광산구청장이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며 2년 6개월여간 재판이 자동으로 정지돼 구청장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항소심 재판을 재개하면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직원들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김삼호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놓고 임기를 채울지 의문이 일고 있다.

이는 김삼호 광산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선고문을 통해 "선거의 공정을 위해 선거운동 및 경선운동의 방법과 기간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음에도 피고인이 4000여 명이 넘는 대규모의 당원을 모집하는 등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전선거운동 및 기부행위 등을 해 선거의 공정성 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될 위험을 발생하게 했다"고 밝혔다.

결국, 김삼호 광산구청장의 공소사실 중 골프비용 대납 부문 중 일부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사전선거운동과 기부행위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광산구시설공단 직원의 선거운동 금지 위헌 결정과는 맥락을 달리한다는 게 법조계의 대다수 의견이다.

물론 1심 징역형 판단의 핵심 근거로 보이는 광산구시설공단이라는 공조직을 통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당원 모집 등 당내경선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두고는 검찰과 김삼호 광산구청장 측의 법적 다툼은 의미를 잃었다.

나아가 공직선거법 특성상 6개월 안에 재판을 마무리해야 하나 1심 선고 후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며 2년 6개월 이상 광산구청장 직을 유지하며 구정을 해온 데다, 1심 징역형 유지, 당선무효형인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나 무죄 또는 100만 원 미만의 형 선고 등 2심 재판부의 어떠한 판결에도 최종 판단을 구할 대법원 상고는 불 보듯 뻔하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한 변호사는 “선출직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을 위한 공직선거법 등이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신청이 임기를 채우려 ‘재판 지연 전략’으로 쓰고 있다”면서 “기소가 아니더라도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하면 2심이나 최종 대법원 선고가 나올 때까지는 직이 정지돼야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