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 만 고속철강 대표

■ 역경 딛고 업체 살리기에 ‘혼신’

갖은 어려움을 딛고 정상을 위해 도약하고 있는 한 폐기물처리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다름 아닌 광산구 장록동에 위치한 고속철강(대표·이영만·64)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영만 대표는 현재와 같은 대형 건설폐기물처리업을 하기 전에는 단순히 건설 폐기물을 수집, 운반만 허가를 받아 업체를 운영해 왔다고 한다.
또 지난 98년에는 IMF로 인해 원자재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70%인 20여억원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현재의 아내의 내조, 가족적인 직장분위기 조성, 친환경기업을 내세우는 기업 경영으로 지난 2008년도에는 현재의 대형 폐기물 위탁업체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운영하던 업체가 경영난으로 힘들어 하던 것을 인수하다보니 설비투자 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것.
그래도 신뢰를 쌓고 꾸준히 투자해 온 결과 1달에 1천여톤이 넘는 폐기물을 친환경으로 처리하는 우량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고형연료제품 생산하는 친환경업체 ‘우뚝’

버려진 폐품도 다시볼 일이다. 쓸모를 찾지 못해 매립장으로 향하던 폐목재가 수백억원의 가치를 지닌 재생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저탄소 녹색성장과 더불어 자원의 재활용 문제가 지구촌의 당면과제로 떠오른 요즘, 폐자원 재활용의 극대화를 실천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폐기물처리업체 고속철강의 행보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고속철강은 광산구에 위치한 폐기물처리업체로 가정에서 배출되는 재활용품을 비롯해 고철류 폐목재류 등의 수거와 철거를 기반으로 해 폐목재를 활용한 고형연료제품(WCF)을 생산하는 친환경업체다.
폐기물은 매입 후 상품화되기 까지 다양한 공정을 거친다. 특히 수거된 폐기물을 분리하는 작업은 많은 노동력이 소요되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이 대표는 고된 현장에서 묵묵히 일에 매진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할 때가 많다고 한다.
이영만 고속철강 대표는 전남화순 출신으로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생계를 위해 이 사업에 뛰어 들었다. 3D업종을 바라보는 편견어린 시선 속에서 몇 번이나 다른 사업으로의 전향을 시도했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4년 전 업계가 휘청거릴 정도로 고철 단가가 폭락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외길을 걷다보니 환갑을 맞게 됐고, 이제는 남은 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천직이 되어버렸다.
폐품과 함께했던 세월만큼이나 버려지는 자원들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이 대표는 폐자원의 수거에서부터 매립까지, 버려지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비용과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재활용협의회의 지부장을 역임해오면서 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폐목재의 재활용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폐목재를 운송 수거한 후 파쇄해 시매립장에 반입비용을 주고 매립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파쇄비용과 반입비용, 운송비용 등이 발생합니다. 자원은 자원대로 낭비하고, 비용면에서도 비효율적인 작업이었습니다”
이 대표는 폐목재가 연료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폐목재를 고형연료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과감한 설비투자도 감행했다.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12억 원대의 파쇄기를 구매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불철주야 노력 끝에 국내 최대 신문용지 제조회사인 전주페이퍼의 연료용 우드칩(WCF)으로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시․군의 폐기물 처리방식 개선이 필요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라는 자체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전주제지는 고속철강의 고형연료제품을 활용해 연간 400억 원하던 연료비를 150억 원대로 낮추게 되어 25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례로 비춰볼 때 광주시에서 발생될 것으로 추정되는 월 3천여 톤의 폐목재를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면 원자력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비용절감 효과와 더불어 환경보호 면에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이 대표는 행정당국 및 지자체가 이러한 현실을 인지해 단순 매립, 소각 등으로 처리되고 있는 현행 가연성 생활 폐기물에 대한 처리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사업의 효율성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 업종의 영세한 사업자들이 걱정 없이 사업을 영위해 가날 수 있도록 과세 기준을 완화시켜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특히 “시나 구의 지원을 받지 못해 다양한 아이템들이 시도되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고 지적하기도.
개인의 자본으로 장비를 갖추기 위해 지난 수년간 힘에 부치는 자금을 투자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광주시의 행정이 10년 전의 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출 및 투자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어려운 업계를 도중에 인수해 많은 투자를 해 왔다”며 “그러나 지자체에서의 처리 비용 지원이 너무 적은편이다. 앞으로 더 많은 물량을 처리, 친환경 등 지역에 이바지 하기 위해선 지자체 차원의 지원 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건의했다.


▲재활용 사업으로 녹색성장 에너지 산업 이바지

십여억원 상당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고속철강은 현재 월 1천여 톤 이상의 폐목재를 소화해내고 있다. 또한 한국환경자원공사의 품질기준을 통과해 인증을 받을 만큼 품질 면에서도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우량기업이다.
이 대표는 “지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형연료제품(WCF)판매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는 아울러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합성수지 폐기처리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성수지는 대기업에서도 활용될 만큼 에너지원으로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폐기물물량이 적고, 합성수지 폐기처리 시설을 갖추기 위해선 고가의 장비 구매가 불가피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자본 마련이 중요한데, 시나 구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지원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것.
이 대표는 “폐기물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산업이 에너지 비용절감과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 등에서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아깝게 매립되는 폐기물량이 없도록 재활용률을 극대화 시켜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사)대한노인회 광산구노인회 고문으로도 활동 중인 이 영만 대표. 경기도 하남에서 지금의 광주로 사업장을 옮긴 이후, 지난 몇 년간 줄곧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처럼 직원들을 가족처럼 살피고, 지역사회에는 노인 복지에 힘쓰며, 나아가 친환경 산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 대표는 동종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업체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복지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평동에 있는 노인당에 나가는 노인들을 위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에너지로 활용하는데 행정의 뒷받침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광주시 등에서도 인식을 전환, 매립보다는 우리 업체에 폐기물 처리를 위탁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애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자녀교육이라는 이 대표는 가족으로 나복순 여사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허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