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에서 최초로 지난 1995년 친절한 병원을 브랜드화해 병원경영의 성공 신화를 만든 정재훈 세계로병원장(전 동아병원장)이 광산구 수완지구에 지난 10월 지역에서 처음으로 초정밀 로봇인공관절수술센터를 개원했다.
수술을 디자인하는 컴퓨터에 저장된 뼈 절단 데이터를 통해 ‘로보닥’이라는 인공 관절 수술 로봇이 수술하는 시대를 연 것이다.
인공 관절수술은 관절 물렁뼈가 다 없어진 부위에 금속과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관절을 끼워주는 수술이다.
본지는 정재훈 세계로병원장을 만나 퇴행성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와 수술 그리고 예방법에 대해 들어 봤다.(편집자주)



누구나 퇴행성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으로 무릎 관절이 심하게 파괴돼 통증이 심하면 수술을 통해 인공 관절을 삽입해야 한다.
대퇴골과 경골에서 병이 있는 부위를 약간씩 잘라내고 원래의 모양에 맞게 디자인되어 만들어진 인공관절을 삽입하고, 그 사이에는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베어링을 끼운다.
인공 관절의 디자인은 원래 뼈와 비슷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비슷하지만 만드는 회사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이에 끼우는 베어링이 경골 삽입물과 단단하게 고정되도록 만들어진 고정베어링과 무릎을 구부리고 폄에 따라 앞뒤로 움직이는 운동베어링이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선택하여 사용하는가는 의사들의 선호와 수술 익숙도에 따라 다르다.
최근 10년 동안에 운동베어링에 대한 사용이 증가되는 경향이나 기능에 있어서는 객관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사용하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수술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무릎 인공관절은 디자인과 수술 기법에 있어서 많은 발전을 해왔다.
1990년대 초에만 해도 인공 관절이 많지 않았고, 수술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인공관절을 하면 무릎이 90도정도만 구부려져도 괜찮은 편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인공곤절을 하면 뻗정다리가 된다는 말이 유행이었다.
그 당시 이렇게 인공 관절 후 결과가 덜 좋았던 주된 이유는 디자인이 덜 좋았을 분만 아니라 수술 기법도 발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십년 동안에 걸친 인공 관절 경험을 통해 지금은 디자인이 훌륭해졌을 분만 아니라 수술 기법도 많이 발전하였다.
어떻게 설계되어야 무릎이 잘 구부려지고, 적게 닳아져서 오래 쓸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고, 그대로 인공 관절 설계에 반영되어 지금은 정상 관절의 85% 내지 95% 정도의 기능을 발휘할 정도가 되었다.
수술 기법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수술 방법에 이어 최소절개법이 개발되었고, 더 나아가 컴퓨터 내비게이션기법의 도움으로 더 정확하게 수술을 시행하게 되었으며 가장 앞선 기술로서 로봇을 이용한 수술 기법까지 발전했다.
전통적인 수술 방법은 12- 15 cm 이상 피부를 절개하여 슬개골을 뒤집어서 무릎을 잘 보이게 해 수술을 시행한다.
이런 전통적인 방법에 있어서도 수술 기구나 방법에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무릎 관절 주변 조직에 스트레스를 많이 주면서 수술이 이루어져 수술 후 회복 과정이나 재활과정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단점들을 해소하고자 도입된 수술 기법이 최소절개법이다. 어떻든 많이 절개해서 주변 조직을 많이 열어서 수술을 하면 덜 좋을 것이 예상되므로 조금만 절개를 해서 주변 조직을 적게 열고 스트레스를 적게 주면서 수술을 하면 회복이 빠르고 통증도 적을 것이라는 기대로 발달된 수술 방법이다.
약 8-10 cm 정도의 피부 절개를 통해 수술을 하고, 슬개골을 뒤집어 견인하지 않으면서 주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수술을 한다.
실제로 수술 후 결과를 보면 확실히 회복이 빠르고 통증도 적다. 우선 수술 후 부종이 덜 심하다.
부종이 덜 심하기 때문에 통증도 덜하고, 회복이 빠를 것은 당연하다. 통증은 부종이나 상처의 길이에만 영향 받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처가 크고 광범위한 것보다는 적을 수밖에 없다.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비율이 전통적인 수술법보다 확실히 적다. 그러나 최소절개법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안 보이는 상태에서 수술을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술 경험이 필요하다.
따라서 항상 정확히 확인해가며 수술을 해야 하고, 그래서 수술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작은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을 하므로 피부에 과도한 견인력이 가해질 수 있고, 이것이 피부 상처 치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년전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수술을 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뼈 절단을 정확히 하고, 인대 균형을 잘 맞춰 주어 더 좋은 수술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길을 잘 모르는 어떤 곳을 찾아갈 때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정확히 찾아가는 것과 원리는 비슷하다.
길 찾기 내비게이션에서는 위성사진을 통해 미리 파악된 지도상에서 내가 어디에 있고, 목적지가 어딘가를 지정하여 어떤 길로 찾아가라고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다.
인공 관절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내비게이선 수술에서는 수술준비를 마친 다음 피부 절개 전에 고관절과 무릎, 발목의 위치를 컴퓨터에 기억시켜 저장해둔다.
다음 피부절개를 하여 무릎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부위의 위치와 모양을 컴퓨터에 입력해둔다. 이렇게 해두면 고관절과 무릎, 발목 관절의 상대적 위치와 무릎 관절 모양을 컴퓨터가 파악하고 있는 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센서가 달린 수술 기구를 이용해 수술을 하면 어떻게 뼈를 자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게 자르는 것인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상에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대로 수술을 하면 정확하고 바람직한 수술이 되는 것이다
최근 로봇 인공 관절 수술이 도입되어 더욱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은 수술을 하면서 집도의사가 현장 상황을 보고 어떻게 절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를 매순간 판단해가며 수술을 한다.
수술하면서 잘못된 판단을 하면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로봇인공 관절 수술은 수술 전날 미리 환자 무릎을 CT촬영을 하여 3차원 영상을 얻은 뒤 집도의사가 가장 이상적인 수술이 되기 위해 절단해야 할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수술을 디자인하는 컴퓨터에 저장된 뼈 절단 데이터는 로보닥이라는 인공 관절 수술 로봇에 전달되어 기억된다.
다음날 수술실에서 로보닥을 세팅해 수술을 시작하면 미리 이상적인 수술을 위해 지정된 데이터대로 오차 없이 뼈를 절단해내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한 수술이 될 수 있다.
인공 관절의 성공이 수술 기법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차적으로는 성공적인 수술이 될 확률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