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상조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탤런트 백일섭(왼쪽) 씨와 채인기 대표이사.

우리나라도 불과 20여년 만에 장례문화가 완전히 바뀌어, 이제는 더 이상 자택에서 장례를 치루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고, 병원장례식장 또는 전문장례식장에서 편리하고 깨끗한 분위기에서 장례를 치룰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절차는 너무나 어렵고 생소해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선택하거나 판단할 경황없이 지나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의 장례서비스를 도입한 것이 바로 상조회사이다.
불투명한 장례비용을 밝혀내고, 사전에 약정한 용품 및 인적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는 참신한 내용으로 출발했던 것 이다. 그런데 대형 상조업체 오너들의 연이은 도덕불감증과 구속 수감은 온 국민에게 상조업체 역시 부도덕한 집단으로 인식시키는 충분한 구실을 제공했다.
채인기 대표이사는 광주를 기반으로 지난 2005년 JK상조(구회사명: 전국종합상조)를 설립했던 상황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 시절 H상조의 공격적인 영업 방식을 보며, 우리도 저렇게 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우리는 착실하게 제조업 마인드를 지키기로 결심했습니다. 모든 것을 하나씩 착실히 마련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도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을 믿었기 때문이죠.”

JK상조는 1등 보다 정직한 기업을 목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사진은 광주시 광산구 우산동 1596-1번지 3층에 위치한 JK상조 전경.

▶상조회사 선택 기준
JK상조가 인정받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론 그 사이 H상조는 전국적인 상조열풍을 일으키며 성장하여 상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왜 공격적인 영업을 하지 않았냐고, 후회는 없냐고 묻자 채인기 대표이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한 자료를 근거로 내놓으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회사 입장에서 고객의 회비는 100% 빚 입니다. 함부로 유용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에서도 지난 2010년 9월 ‘상조법’(정식명칭 : 할부거래에관한법률)을 시행하면서, 고객으로부터 받은 회비의 50%는 나중에 장례행사에 사용되어야 할 최소한의 비용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회원 확보에만 열을 올려 외형을 키우는데 집중한 회사들은 결국 빚더미에 앉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JK상조는 다른 회사와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 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상조는 가깝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직영시스템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관건이 된다. 채인기 대표이사는 바로 그 지점에서 고민했던 것이었다. 무작정 영업조직을 늘려 지역마다 회원을 유치하다보면 그만큼 직영시스템이 뒤따라야 하는데, 거기에 따른 인프라 구축에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현재 광주호남지역에서 JK상조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규모의 인프라를 갖춘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것 역시 놀라운 사실이었다.
사실 사회간접자본(SOC) 역시 국가적 대계 속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야 가능한 것이다. “투자 없이 회원만을 모집해 외형을 키운 회사는 ‘사상누각’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그 당시 유혹을 이기고, 인프라 구축에 온 힘을 쏟아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회사의 자산 규모 또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JK상조는 2012년 자산 200억, 매출 1,000억 돌파를 목적에 두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이미 지난해 외부회계감사법인 요건을 충족해 동명회계법인을 통한 회계감사 결과를 누구나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다.
상조회사의 선택기준은 우리 지역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은 인프라를 갖춘 업체만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상조회사와 함께 있는 제조공장
채인기 대표이사의 안내로 JK상조 본사 건물 1층 뒤편으로 이동해 보았다. 정말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소리, 거대한 물류창고, 그리고 직접 수작업으로 수의를 만들고 있는 풍경까지. 전국 시장점유율 15%에 달하는 화신직물이었다. JK상조 모기업의 위상다운 모습이었다. 과연 채인기 대표이사의 ‘제조업체 정신’이라는 것이 바로 이곳에서 비롯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제 기억엔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시절까지 쭉 이어졌으니까요. 전국 방방곡곡 장례식장은 모두 가봤습니다. 자연스레 영업과 경영을 한꺼번에 교육받았던 셈이지요.”
채인기 대표는 아직도 청년이다. 몸과 마음이 다 청년이지만 임직원 및 영업사원 500여명을 통솔하는 경영자의 풍모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품어져 나온다. 이 공장에서 그 작지만 위대한 출발이 있었다는 확신을 느끼며 자리를 옮겼다.

▶목표는 1등 보다 정직한 기업
채 대표는 사람 욕심이 많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경영자의 최대 임무로 알고 있는 듯했다. 회사 경영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인재를 영입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 결과 혁신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호암 이병철 회장은 ‘기업이 귀한 사람을 인재로 키워 사회와 국가에 쓸모 있게 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부실경영과 같은 범죄를 짓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 그 의미를 좇아 더 노력해야죠.”
채 대표는 광주·호남·제주권에서 가장 유명한 상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1등 상조 보다 정직한 기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건실한 기업이 1등으로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예측이 아닐까. 우리 소비자 입장은 물론 JK상조 임직원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