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구청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치단체에서부터 진보의제를 발굴하고 실현해 가는 것, 올해 저와 광산구 공직자 들은 이 부분을 정책의 주요 방향으로 설정하고 일을 해갈 각오이다”라며 총 6개 분야로 정리된 정책을 밝혔다.
민 구청장이 밝힌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다함께 잘사는 광산구를 만들기 위해 협동과 연대에 기반을 둔 사회적 경제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준공공분야 및 민간영역까지 확대하고, 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의 모범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 ‘사회 양극화’의 대안, 협동조합.
광산구는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두드러진 ‘고용 없는 성장’, ‘사회 양극화’ 등 문제가 1%를 위한 승자독식 무한경쟁 경쟁체제에 있다고 보고, 그 대안으로 99%가 함께 공생하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에 주목했다.
이는 지역사회에 협동조합을 알리고, 그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광산구의 이런 노력은 결국 지난해 12월 정부의 ‘협동조합기본법’ 발효를 미리 대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산구의 그간 협동조합을 위한 노력을 살펴보면 먼저 지역사회 협동조합 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해 초 관련 계획을 세우고 전담부서 설치, 협동조합학교 개최, 협동조합지원조례 제정·공포 등을 추진했다.
또한, 지난해 8월 광산구 조직개편을 통해 주민자치과에 ‘협동조합지원팀’을 신설하고 현재까지 협동조합 지원·교육·상담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협동조합지원팀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광산구 주민을 대상으로 ‘협동조합학교’ 등 교육·강연을 3회 개최해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이론, 실무 교육 등을 담당함. 현재도 공직자와 주민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바로알기’ 교양강좌를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 끝에 광산구는 지난달 4일 전국 지자체 최초로 ‘광주광역시 광산구협동조합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해 제도적인 틀 내에서 협동조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마련했다. 조례의 주요 내용은 협동조합 지원계획 수립, 지원 위원회 설립, 경영·교육·재정 지원, 제품·서비스 우선구매 촉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전국 협동조합 1호 광산구서 탄생
지난해 11월 광산구운남권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주도하는 취업취약계층일자리사업 협동조합 ‘더불어 樂’이 광주시에 협동조합 설립 신고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따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협동조합 설립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광산구 어르신들이 광주시 최초로 협동조합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기존 주식회사 형태로 유지돼 오던 ‘더불어락’을 자주·자립·자치에 기반을 둔 협동조합 법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취업취약계층인 60세 이상 건강한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을 지역사회 발전의 중심으로 세운다는 취지다.
이는 지난해 4월 어르신들의 십시일반 출자로 시작한 ‘더불어락’의 설립 형태,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업목적을 고려해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광주시 협동조합 1호인 ‘더불어 락 협동조합’은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월곡동 공장의 두부 제조 및 판매, 우산월곡시장 내 팥죽가게 운영, 광산구운남권노인복지관 내 공정무역 카페 운영, 매월 정기적인 지역사회 나눔 활동 전개 등이다.
이처럼 광산구를 근거로 설립·등록된 협동조합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고용불안 해소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클린광산 협동조합’은 해고 위기에 놓여있던 청소대행업체 노동자들이 조합원이다. 클린광산 협동조합은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반복됐던 노사갈등의 관행을 끊음과 동시에 ‘깨끗한 도시환경 조성’이라는 공익도 함께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최저생활비 보장과 작업안전 확보를 위해 어르신들과 신가동 주민 100여명이 함께 설립한 ‘마중물 협동조합’과 취업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만들기를 주목적으로 하는 전국 최초의 ‘선운여성친화마을 협동조합’등이 있다.

▲광산구, 협동조합 활성화 순풍
정부의 협동조합기본법 발표와 관련해 광산구 협동조합에 ‘전국최초’란 수식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 만큼 준비 과정이 철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광산구는 ‘대한민국 주민참여 대표도시’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 ‘주민자치팀’을 주민자치과로 승격, 그 아래에 ‘주민참여팀’과, ‘협동조합지원팀’을 신설 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협동조합 시대를 대비해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협동조합 학교인 ‘2012 광산구 협동조합 학교’를 열어 당시 예상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몰려 수강인원을 늘리고 접수기한 연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행정의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 끝에 현재 광산구에 등록을 마친 협동조합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20개에 이른다.
광산구는 협동조합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지역사회의 관심과 이들 조합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홍규 협동조합지원팀장은 “이런 경향에 대해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며 “첫째,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1년 전부터 지역사회에 협동조합학교, 전담부서 설치 등 협동조합 기반을 꾸준하게 조성해온 것이 주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유 팀장은 “둘째, 광산구의 민관복지협의체인 ‘투게더광산 나눔문화공동체’가 지역사회에 나눔 문화를 확산한 것이 선순환 효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투게더광산이 협동조합의 문화적인 토대인 ‘신뢰’를 지역사회에 뿌리 깊게 하고 있고,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나눔을 실천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인식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합 설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