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한국음식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한국에 와서 놀란 점이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놀란 것이 냉장고에 저장된 음식입니다.
한국에서는 밥이나 국은 식사 때마다 조리해 먹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반찬을 매끼니 마다 만들지 않고 한꺼번에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한 뒤 꺼내 먹습니다.
보관기간도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며칠에서 몇 주까지 다양합니다. 물론 끼니마다 만들어 먹는 집도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끼니 때 먹을 반찬은 바로 만들어 먹습니다. 베트남은 날씨가 한국보다 더 덥습니다. 전기공급량이 부족한 것도 있겠지만 한국처럼 냉장고 보급률이 높지 않습니다.
냉장고가 있는 집에서도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해서 먹지는 않습니다. 다만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들은 얼음을 비롯해 아이스크림, 맥주 등 시원하게 먹어야 하거나 녹지 않아야 할 식품이 주를 이룹니다.
이런 이유로 처음 한국에 와서 냉장고 사용을 잘하지 않았습니다. 반찬을 냉장고에서 보관하면 맛이 덜하거나 변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는 음식은 상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먹지 않았고 그 때부터 전 냉장고의 신세를 지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냉장고를 사용해보니 편리한 점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냉장고가 모든 음식의 저장고로 사용되고 있어 편리한 점도 있지만 좋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바로 냉장고 안에 보관된 음식이 변질될 때까지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TV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오는 소재 하나가 바로 냉장고 음식 보관방법입니다. 어느 시청자가 냉장고에 가득 쌓인 음식을 어떻게 보관하면 좋겠냐는 사연을 보내면 전문가가 현장을 방문해 먼저 냉장고에 보관된 식품을 주방 바닥에 나열하더군요.
나열된 식품은 유통기한이 훨씬 지난 식품에서부터 검정봉투에 쌓여 언제 넣어 놨는지도 모를 식품까지 그 엄청난 양에 놀랐습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먹지도 못하고 버리는 음식이 참 많구나라고 느꼈습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 무엇을 넣어 놨는지 잊어버릴 때가 있어 너무 오래돼 먹지 못해 버리는 음식이 생기더군요. 결국 음식쓰레기가 많이 생기는 것입니다.
베트남에서는 끼니때마다 먹을 음식을 만들어 먹기 때문에 남는 음식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식쓰레기가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조금 바쁘더라도 매 끼니때마다 음식을 만들어 먹지 못 할 때는 조금씩 먹을 만큼만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