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나 친구에게 항상 인사처럼 하는 말이 “우리 언제 밥 한 끼 먹자”입니다. 여기에 조금 더 친해지면 “우리 술 한 잔 하자”라고 말 하곤 하지요.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는 분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게 됐습니다. 식사만 하는 자리인 줄 알았지요. 하지만 술이 나왔고 같이 식사를 하러 갔던 여성들도 거리낌 없이 술을 한잔씩 주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저에게 괜찮다며 술을 권했지만 저는 끝까지 술을 먹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베트남에서는 여성이 술을 먹는 것에 대해 허용을 하지 않는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술을 마시지는 못합니다. 한국에서처럼 어른들에게 술을 배우라며 한잔씩 따라주는 일도 없습니다.
만약 여성이 술을 마시면 ‘불량스러운 여자’나 한국 표현으로 ‘노는 여자’로 단정 짓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하지요. 저도 처음 한국에 와서 여성이 술을 먹는 것을 보고 그렇게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느끼지만 한국은 술 문화가 너무 많이 발달한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이 ‘술 한 잔 하고 올께’라며 집을 나섰습니다. 전 그 때 “술을 한잔만 하고 들어온다고 했으니까 금방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큰 오산이었습니다. 남편이 들어온 시간은 새벽 3시 무렵이었습니다.
다음날 남편에게 물어보니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가볍게 술을 마시고 그 뒤로 호프집으로 노래방으로 3곳을 이동하며 마셨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한잔으로 생각했던 술자리는 3차가 지나서야 끝났습니다. 한잔이 두 잔이 되고 결국 여러 잔에서 몇 차까지 연결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대부분 기쁜 일이 있을 때나 명절, 행사 때 술을 마십니다. 물론 여자들은 음료수를 마시지요.
술 약속이 있더라도 저녁 식사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헤어지곤 합니다. 요새는 식사 후 노래방을 가끔 들른다고는 하더군요.
이제는 남편과 자주 모임 등을 다니다 보니 한국의 저녁식사 문화를 조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한잔 하자며 마시는 술을 소위 ‘떡이 되도록’마시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참 정이 많아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정이 많으면 친구의 건강도 생각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