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입력폼

해외 발 코로나19 확산 방지 ‘톡톡히 한몫’

특집 / 광산구 ‘다국어 통역단’
해외 발 코로나19 확산 방지 ‘톡톡히 한몫’
‘외국인주민 명예통장’ 주축, 13개 언어로 자가 격리 도와
평동지하철 역사 내 ‘광주이주여성지원센터’서 서비스 실시
다국어 통역단 베트남어·중국어 등 13국 31명으로 꾸려져
  • 입력 : 2020. 04.22(수) 08:55
광산구 ‘다국어 통역단’ 소속 김지연 명예통장(사진 오른쪽)이 외국인 자가 격리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다.
“즈드라 스부이쩨(안녕하세요). (자가 격리 할) 정확한 주소는 어딘가요? 코로나19 검사는 받았나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격리장소 밖으로 외출하지 말아주세요. 꼭 외출해야할 경우에는 보건소에 먼저 연락해주시고, 수건과 식기는 혼자 사용하셔야 합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러시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김지연 씨는, 얼마 전 대한민국에 입국해 광산구 월곡동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간 외국인 아나스타샤(38, 가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광산구보건소의 통역 요청을 받은 김 씨는, 한국어를 할 수 없는 아나스타샤 씨에게 러시아어로 간단한 인적사항을 물은 다음, 자가 격리 기간과 수칙 등을 알렸다. 나아가 가족·동거인 생활수칙, 생활폐기물 처리 방법 등도 안내했다.
전화통화를 마친 김 씨는 다시 광산구보건소로 연락해 아나스타샤 씨에게 얻어낸 정보를 전달했다. 다음날인 31일 광산구 공직자는 월곡동을 방문해 아나스타샤에게 마스크·체온계·손소독제 등이 담긴 위생 꾸러미, 자가 격리 기간 사용할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입국 외국인들의 ‘안녕’을 살피고, 자가 격리 안내를 하고 있는 김 씨는, 현재 광산구 ‘다국어 통역단’ 소속이다.
최근 해외입국자 전원 2주간 자가 격리가 의무화되자, 입국 외국인에 대한 격리·검역·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광산구는 발 빠르게 ‘다국어 통역단’을 구성해 이에 대응 중이다. 베트남어·중국어·몽골어·러시아어 등 13개 언어를 쓸 수 있는 31명으로 꾸려진 이 통역단은, 14일 현재 10건의 자가 격리를 돕고 있다.
이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전화통화를 원칙으로, 자가 격리 지침 등 준수사항을 알려야 하는 공무원과, 이를 지켜야하는 외국인 사이를 연결해주고 있다. 특히, 외국인 자가 격리 초기상담과 관리, 선별진료소 방문 외국인 문진표 작성·검사 안내 등을 담당하며 해외 발 코로나19 감염병 차단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광산구가 이렇듯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국인주민 명예통장제도’를 실시하고 있어서다.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고려인 등 외국인주민 2만1,000여명이 살고 있는 광산구는, 대한민국 대표적인 다문화도시로 손꼽힌다. 이런 도시의 특성을 장점으로 살리기 위해 광산구는 외국인주민과 소통하고, 이들의 사회참여를 지원한다는 취지 아래 명예통장 제도를 신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9개국 출신 15명의 명예통장들은 매월 1회 통장회의에 참여하며, 광산구와 외국인주민을 연결해주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정보와 소식을 이주민 사회에 전파하고, 복지 사각지대 외국인주민과 다문화가정을 발굴해 돕는 복지매니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다국어 통역단의 주축도 이 명예통장들이다.
명예통장들은 2018년부터 ‘통역 콜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혼인·출생·체류지 변경 등을 신고하는 외국인주민의 어려움을 덜어주며, 행정 처리 속도도 높여 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63건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현재 9개 언어로 외국인주민의 5종 가족관계등록 신고를 돕고 있다. 2018년 이 서비스는 민원제도개선 우수사례로 선정돼 국무총리상도 받았다. 행정과 외국인주민을 매개한다는 측면에서 다문화 통역단은, 이 통역 콜 서비스를 비상시 특정 상황에 맞게 확대 개편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밖에도 광산구는 2016년부터 노무·교통사고·혼인 등 분야 통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맞춤형 통·번역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평동지하철 역사 내 ‘광주이주여성지원센터’에서 이뤄지는 이 서비스는, 지난해까지 총 1,912건의 민원을 해결하며 외국인주민 권리 찾기의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광산구는 해마다 5~6명 내외의 결혼이주여성 등이 이 서비스 통역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도시의 특성을 살린 광산구의 정책이, 지역사회의 통역 능력을 제고하며 코로나19 위기에 빛을 발하고 있다. 해외 발 코로나19 감염증 차단에 집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방역 체계를 두텁게 하는 일에 광산구의 다국어 통역단이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