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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문예운동가 용아 박용철 선생의 문학 산책 8

민족 문예운동가 용아 박용철 선생의 문학 산책 8
-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 1
- 이성환 (시인)
  • 입력 : 2024. 05.17(금) 22:36
[광산저널] 광주송정역은 경전선의 종착역이자 호남선의 기차역으로 1913년 10월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 시작 당시에는 자그마한 양곡창고 자리에 들어선 보잘것없는 역이었지만, 1920년쯤에는 광주권에서 가장 중요한 정거장이 된다. 광주역이 신설된 후에도 광산구의 중심이자 전남선(지금의 광주선)의 분기점으로 큰 역할을 하였다. 1988년 역사 신축과 2004년 증개축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역사는 전면개방형의 콘 코스를 통해 다양한 빛의 공간을 구성하여 빛고을 광주를 상징화하였다. 2009년 광주송정역으로 이름이 바뀌고 2015년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광주 전남지역 교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 나무위키 백과사전 인용 -

사람들은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해 여행한다. 각자의 여건과 형편에 따라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버스나 기차, 배나 비행기 등을 타고 여행을 떠나며 각자의 생각에 따라 추억을 남기고 회상하며 살아간다. 필자는 송정역 근처에서 태어나서 학창 시절을 줄곧 기차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기차에 관한 생각이 남다른 편이다. 기차를 타면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으로 인식이 되어 있으며,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도 떠남이라는 의미에 기차의 낭만적 의미를 부여한다.

솔 머리에서 태어난 용아 선생의 생가도 송정역 근처이기 때문에 선생은 오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낭만에 잠기기도 했을 것이다. 또한 기차를 타고 경성 유학길을 떠나며 청운의 뜻을 품기도 했을 것이며, 기차를 사이에 두고 수많은 사람을 맞이하고 보내는 이별을 경험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한 낭만을 바탕으로 시문학 창간호에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의 제목에 1,2,3,4까지 번호를 붙여가며 기차에 대한 애정의 마음을 내보이고 있다

1

온전한 어둠 가운데 사라져버리는
한낱 촛불이여.
이 눈보라 속에 그대 보내고 돌아서 오는
나의 가슴이여.
쓰린 듯 비인 듯한데 뿌리는 눈은
들어 안겨서
발마다 미끄러지기 쉬운 걸음은
자취 남겨서
머지도 않은 앞이 그저 아득하여라.

-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 1 (시문학 창간호. 1931)

시의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사뭇 낭만적이다. 과연 용아 선생의 그대는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기차’와 ‘그대’에 대한 상관관계가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당연히 그대를 밤 기차에 보낸다는 제목에서처럼 당연히 연인으로의 유추가 가능하다. 어둠 속에 사라져 버리는 촛불로 비유되는 그대를 보내고 내 가슴은 쓰리고 텅 비어버린 상태인데 차가운 눈까지 뿌리는 상황이다. 그대를 보내는 화자는 혼자 지내는 앞날이 아득할 뿐이라고 하며 그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내고 있다.

밖을 내여다 보려고, 무척 애쓰는
타고 달리는 너.
그대도 설으렸다.
유리창 검은 밖에 제 얼굴만 비쳐 눈물은
그렁그렁 하렸다.
내방에 들면 구석구석이 숨겨진 그 눈은
내게 웃으렸다.
목소리 들리는 듯 성그리는 듯 내 살은
부대끼렸다
가는 그대 보내는 나 그저 아득하여라.

-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 2 (시문학 창간호. 1931)


그대에 대한 나의 사랑은 밤기차에 그대를 보내고의 2에서도 이어진다. 2에서는 그대와 나의 교감(交感)으로 발전하여 그대를 보내는 플랫포옴에 서성대는 나를 보려고 그대도 애쓰는데,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아 슬퍼진 그대의 모습을 유리창에 비친 눈물로 나타냈다. 그렇게 떠나간 그대의 환영(幻影)은 목소리까지 내 방으로 이어지는데 내겐 그저 아득한 그대가 되어버린다.

<참고>
1. 용아 박용철의 예술과 삶, 광산문화원(2010)
2. 나무위키 백과사전 (https://namu.wiki/w)
gsjn@daum.net